팽나무 그늘 아래에서

만초니, 약혼자들 (2)- "이 세상엔 정의가 있어요. 결국!" 사실, 고통에 압도당한 사람은 그 말밖에 할 수 없다.

산 그늘이 되는 나무 2018. 11. 27. 01:06

로렌초(Lorenzo)는 비단을 짜는 방적공이었는데, 말하자면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직업이었다.

나중에 그 직업은 벌이가 좋았지만, 당시에는 이미 쇠퇴하고 있었다.

그러나 유능한 직공이 정직하게 살아갈 수 없을 정도는 아니었다. 일은 나날이 줄었다.

그러나 약속과 특권, 많은 임금에 매료되어 이웃나라로 직공들이 계속 이주하는 바람에

남은 직공들에겐 아직 일이 부족하지 않았다.

이 일 말고도 렌초(Renzo)는 작은 농지를 소유했는데, 그곳에서 다른 사람에게 일을 시켰고,

방적 공장이 문을 닫을 때는 그가 직접 경작했다. (2장, 1권 37쪽)


Lucia "렌초, 당신은 직업이 있고, 나도 일을 할 수 있으니, 우리 멀리 가요. 그자가 우리 소문을 들을 수 없는 곳으로"

Renzo "아, 루치아, 그 다음엔? 우린 아직 부부가 아니잖아요! 본당 신부님이 독신 증명서를 만들어주겠어요?" (2장, 1권 55쪽)


'사제'라는 말은 당시에 아주 큰 존경의 표시로도, 가장 지독한 경멸의 표시로도 쓰였다.

프란체스코파 수도사들은, 아마도 다른 교단들보다 더욱 빈번히, 그런 상반된 감정의 대상이었고,

두 가지 상반된 운명을 경험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았으므로,

이상하게 보일 정도로 보통 사람과는 다른 의상을 입었고,

공개적으로 비천한 일을 하면서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존경을 받았지만,

그런 일로 인해 다른 기질을 지닌 사람들에게, 사람들에 대한 견해의 차이에서 생길 수 있는 멸시를 받았기 때문이다. (3장, 1권 68쪽)


"이 세상엔 정의가 있어요. 결국!" 사실, 고통에 압도당한 사람은 그 말밖에 할 수 없다. (3장, 1권 70쪽)


야윈 여자아이가 목초지에서 막대기처럼 비쩍 마른 암소의 고삐를 잡은 채

누가 가족의 양식으로 풀을 훔쳐가지나 않을까 황급히 고개를 숙였는데,

배고픔 때문에 그것으로도 사람들이 연명할 수 있음을 배웠던 것이다. (4장, 1권 72쪽)


Cristoporo 신부 (세례명 Lodovico)의 부친은 조롱당할 것을 두려워하면서,

그리고 판매는 소비보다 더 우스꽝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또한 부끄러워했던 그 직업 (상인)에 그는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 앞에서 후회 없이 종사했다는 걸 결코 생각하지 않으며,

말년을 그렇게 폐쇄적으로 보냈다.

아들은 당시의 조건에 따라 법과 관습이 허용하는 한 귀족적으로 교육시켰는데,

아들에게 문학교사와 기사 훈련 교사를 두었던 것이다. (4장, 1권 74쪽)


돈 로드리고 don Rodrigo의 작은 궁전은...마치 그의 작은 왕국의 도시 같았다...

만나는 사람들은 시무룩한 표정의 건장한 사내들이었따.

송곳니가 빠진 노인들은 누군가 그들을 전혀 자극하지 않아도 늘 잇몸을 드러낼 준비가 되어 있는 듯 했고,

남자같은 얼굴에 팔 근육이 우람한 여자들은 말로 충분하지 않을 때, 도움을 청해도 달려와 도움을 줄 정도로 선량해 보였다.

길에서 노는 아이들의 표정과 행동에도 뭔지 모를 교만함과 도전적인 것이 보였다. (5장, 1권 93쪽)


그녀(시뇨라)는 밀라노의 위대한 귀족....의 막내딸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직위를 높게 평가했던

그의 아버지는 충분한 재산만으로는 직위의 품위를 유지하기에 부족한 것 같았다.

그는 어떤 재산이든, 그 재산을 영원히 지키는 일에 몰두했다. 그가 몇 명의 자식을 두었는지 역사는 명확히 말하지 않는다.

단지 알 수 있는 건, 장남을 뺀 나머지 동생들을 수도원으로 보냈다는 것이다.

재산을 고스란히 장남에게 물려주기 위해서였으며, 장남은 가문을 지키고, 자식을 낳아야 했고,

동일한 방식으로 자식을 괴롭히느라 번민해야 히겠다.

우리의 불행한 여인은 아직 어머니 뱃속에 있었지만, 그녀의 신분은 이미 결정되었다.

수도사가 될 건지 수녀가 될 건지 결정할 문제만 남았다. (9장, 1권 184쪽)


나는 (1628년의 추수기까지의 수확량 부족이 계절적인 요인과 인간으로 인한 요인과 더불어)

 평상시 보다 (경작되지 못한 농지가) 더 많다고 말했는데, 왜냐하면 탐욕스럽고, 무분별하고,

막대하게 부과되었던 참을 수 없는 세금의 압박과,

지역에 주둔한 군대가 평화시에도 습관적으로 행했던 행동- 말하자면 당시의 서류들이 침략자들인 적들의 행동과 다를 바 없었다고 고통스럽게 보고했던 행동-과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다른 이유들 때문에,

오래전부터 모든 밀라노 사람들은 그 슬픈 결과로 천천히 내몰릴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 말하는 특수한 상황은 만성적인 병이 돌연히 악화된 것에 불과했다. (12장, 1권 24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