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여행의 기록/시코쿠 오헨로 순례길 26

시코쿠 오헨로길 26 - 은하철도 999의 시발역

44번 절집을 찾아가는 길에 뜻하지 않게 만나게 되는 기차역, 新谷 Niiya은하철도 999의 시발역이라고 한다.만화가의 어린 기억에 남아있던 마을,神南山(かんなんさん)과 증기 기관차蒸気機関車의 기억이 만화의 모티프가 되었다는데....내가 순례를 나선 2023년 만화 작가 역시 세상을 떠났다.

시코쿠 오헨로길 25 - 찰소 (札所)

시코쿠 길을 걷다 보면 일본식 한자로 씌여진 안내판 등을 보게 된다.우선 우리네도 사용하는 용어부터 정리하자. 寺刹 : 사 寺는 절집(사)이나 관청 (시)을 뜻한다. 원래 자형은 발(止)을 손(又)으로 떠받들고 있어 모신다는 의미라고 한다.          찰 刹은 범어 刹多罗 산스크리트 क्षेत्र (kṣetra, “land, domain”)에서 온 말로, 역시 절집을 의미한다. (참고로 내가 곧잘 사용하는 '절집'이란 표현이 불교를 낮추는 것이란 시각이 있다는 건 알고 있다. '당우'나 '전'이란 한자를 쓰면 높임이 된다는 시각에는 반대한다. 그러고 '집'이란 '짓다'로 표현되는 언어의 아름다운 원형이다.) 걷다 보면 만나는 표지판 등에는札所 (찰소, ふだしょ )라고 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처음..

시코쿠 오헨로길 24 - 시코쿠의 국보 건축물

시코쿠에 있는 일본의 국보 목조 건축은 모두 6개소이고, 오헨로길에서 만날 수 있는 일본의 국보 건축물은 4개소이다. 추가하여 헨로길에서 떨어진 사찰 1개소와 신사 1개소가 있다. 건축시기는 헤이안(平安) 시대 말~가마쿠라(鎌倉) 막부시대 초기의 사찰건축으로, 헤이안 시대 말기에 유행했던 아미타 여래와 오랜 신앙인 약사 여래를 모신 곳들이다. * 44번 절집 : 大宝寺・本堂 - 에히메 현 마쓰야마 시 가마쿠라 시대 전기의 건립으로 추정되며. 헤이안 시대 말기의 말법 사상을 배경으로, 정토 신앙의 융성에 따른 아미타 여래를 모신 본당이다. 개인적으로는 45번 절집의 본당이 구조적으로 흥미로왔다. (45번 절집은 근세 1927년의 건축물이긴하다.) * 51번 절집 : 石手寺・二王門 - 에히메 현 마쓰야마 시..

시코쿠 오헨로길 23 - 아! 태평양, 너른 바다

누군가에게는 도전과 극복의 바다일런지 모르겠지만, 또 어떨 때는 인간의 무력함을 실감케 하는 지진 너울의 바다일 수도 있겠지만, 일상을 걷는 길손에게 바다는 그저 푸른 아름다움이다. 지구별이 선사하는. 시코쿠의 남녘을 걷는 또 다른 행복이 여기에 있다. 바다는 늘 제자리에서 다른 시간대에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시코쿠 오헨로길 22 - 번외(番外)

88개의 번호도 20개의 별격 번호도 아닌 번외 사찰들이 있다. 가람의 규모를 갖지 못하고 홑집으로 된 곳들이 많다. 마을의 대사당이 그러하고 또 다른 대사님이거나 지장보살을 모신 단촐한 절집이 그러하다. 그러한 작은 절집을 참배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더구나 이리 번외 절집이라고 밝히고 있는 다음에야. 삼배를 올리고, 밥주발같은 좌종을 치고, 반야심경을 염불할 일이다. 커다란 목탁까지 있음에랴.

시코쿠 오헨로길 21 - 대사당(大師堂)

시코쿠 순례길에 88개 사찰, 혹은 20개의 번외 사찰에만 관심을 가졌지, 대사당 (다이시도)은 그러려니 했다. 이런 절집은 대사(大師)의 칭호를 받은 큰 스님을 모시는 곳으로, 때로는 이름도 없이 그냥 나무아미타불의 붉은 깃발만이 표식인 곳이 많다. 마을에서 관리하는 곳으로 보이며 때로 헨로들에게 길손의 잠자리나 쉼터를 제공하기도 한다. 깃발이 보이면 신사가 아니니, 법당을 찾는 것도 좋을 것이다.

시코쿠 오헨로길 19 - 시코쿠 헨로길의 경쟁력

*그곳을 살고 있는 분들의 생활과는 별개로 순례길에 나선 헨로상들에게 있어 시코쿠는 경쟁력을 가진 곳이다. 2019년의 3월의 1차 순례에 이어 2023년 3월 다시 시코쿠를 찾았다. 지난 순례길에서 미처 보지 못한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 예전의 처음 그 감동은 조금 식어버린 느낌도 있긴 하다. 이제 그 길의 경쟁력을 짚어본다. 1. 시코쿠의 풍광의 형성 - 자연 풍광의 형성은 대부분 자연환경의 기여에 의한 것일 터이다. 일본의 경우는 해양성 기후조건에 따른 풍부한 강우량과 높은 산과 짧은 강으로 대표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과의 차이를 기준한다면.) 우리와 다른 난방구조 (다다미방과 같은)와 이로 인한 땔감의 차이에 힘입어 삼림은 무성하고 이는 다시 풍부한 지하수와 높은 하천 수위 (하상계수)..

시코쿠 오헨로길 18 - 별격 사찰 20개소

시코쿠 오헨로 88개소의 사찰은 홍법대사의 발자취를 따라 에도시대부터 구성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대부분은 석가여래나 대일여래,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약사보살을 본존불로 모신 사찰들이다. 이러한 사찰과 별개로 20개소의 사찰을 별격(別格) 으로 (장사속이라 불러도 어쩔 수 없다지만 1968년에) 구성하여 번외 영장으로 부르고 있다. 홍법대사를 본존(?)으로 모신 곳도 더러 있다.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게 부처님의 가르침이긴 하다만, 아무나 부처라고 주장한다면 흔히들 이단으로 칭한다. 별격(別格)이라고는 하지만 格이란 것이 참배객의 수준도 아닐 뿐더러 더구나 사찰 절집의 격은 아니다. 단지 때때로 오헨로 길에서 조금 멀어져 있을 뿐이다.) 20개소는 88개소와 합쳐 108이란 숫자를 만들고, 10..

시코쿠 오헨로길 17 - 육지장보살 (六地藏菩薩)

시코쿠 순례길에는 우리와 조금 다른 풍경을 볼 수 있으니, 그것은 6 지장보살이다. 지장보살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입적 후 미륵불이 오시기 전인 이른바 무불(無佛) 시대에 육도(六道:지옥·아귀·축생·수라·하늘·인간세상의 여섯 가지 세상)의 중생을 구원하기 전까지는 부처가 되지 않겠다는 원을 세우신 분이다. 그런즉, 늘 유혹과 욕망의 브레이크를 밟지 못하는 우리 곁에 가까이 있게 되는 분이시다. 자현스님의 유튜브 설명을 빌자면, 이런 분은 늘 가까이 있기에 소위 기도빨이 빠르고, 또 마지막에 성불할 터이니, 우리들 각자가 먼저 성불하게 되어 우리들 누구든 지장보살을 뛰어넘을 수 있게 된다. 시코쿠의 경우, 대부분의 지장보살은 모자를 씌어두었다. 가족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모양이다. 늘 우리 곁에서 바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