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여행의 기록/말레이지아 싱가폴 11

페낭 (3) - 노반선사를 기리며

공학자라면 마땅히 노반선사를 모신 사당에 참배해야한다. 토목공학자라면 더욱 그러하다. (노반선사는 기계공학자로 추앙되기도 한다.하긴 대륙에서는 무엇이든 가능할지도.) 뿌리를 어딘가에 두고 있다면 그곳으로부터의 처음을 잊지않을 일이다. 피낭의 love lane에서 만나는 종려나무섬의 사랑 피낭섬의 사랑

페낭 (2) 세월의 흐름을 견디고 선 것들의 장엄함

피낭에서 천상 엔지니어다. 저 풍광보다 수면 위로 휘돌아 가는 돌줄기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도류제 형식을 띈 이 구조물은 아름다왔다. 풍채좋은 사내의 몸무게보다 살짝 무거운 크기로 화강암 계열을 보도블럭처럼 잘라내어 반수중의 뚝방을 만들고, 이 뚝방이 부지로 들어오는 파도를 막음과 동시에 발전소의 뜨거운 배출수를 가두어 흐르게한다. 옛 공학자의 손맛과 경험이 녹아든 아름다움이 세월을 견디고 있는 모습은 후배 기술자의 눈을 틔우고 가슴을 뜨겁게한다. 호사라고 할 밖에. 작은 디테일로 세월의 흐름을 견디는 것들에는 장엄함이 깃드는 법인가? 오래도록 기억될 만하다.

페낭 (1) - 흙그릇 닭밥 Clay Pot Chicken Rice 의 기억

2000년이던가, 얼추? 쿠알라룸푸르의 중앙시장에서 길거리 음식을 곧잘 사먹었었다. 맥주 마신 뒤끝이었다. 우리식으로는 남대문 시장 바닥 쯤이었을거다. Clay Pot Chicken Rice. 손잡이 자루가 달린 흙 그릇에 밥을 깔고 (안남미일 경우가 많았다) 그 위에 간장 양념된 닭고기를 얹어, 화덕의 센불로 구워내는 음식이다. 현지음식을 거의 먹지 못하던 나의 입맛에 그 중 맞았었다. 하긴 인이 배기면 닭밥도 그리워지긴 한다. 그 이후로 KL을 여러번 들렀지만 그 노변가게와 흙그릇 닭밥은 찾지못하였다. 이제 피낭의 로컬식당에서 그 메뉴가 있어 시켰는데. 예전의 그 맛은 아니었다. 내 입맛이 변했을 지도. 해도 십수 년만에 비슷한 맛이라도 보았으니. 어찌 기쁘지 아니할까. 시간이 허락한다면, 주말에는 ..

원숭이 구경

초등학교때였나, 이웃 동무네 집 나무에 원숭이가 있었더랬다. 월남에서 돌아오신 동무 외삼촌이 가져왔다던 그 원숭이는 전쟁의 잔인한 피냄새를 지우기에 충분했다. 동물원을 구경조차 하지 못했던 깡촌에서 유일하게 야성의 원숭이를 볼 수 있었던 것은 적이나마 행운이었다. 개목걸이를 차고 나무타기를 하던 그 원숭이는 그후 어찌 되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아마도 해피엔딩은 아니었을 거라는 추측은 가능하겠지만. 싱가폴 원숭이 사진을 올린다. 서울 대공원의 철창 우리 속에서보다 훨씬 깔끔한 모습이다. 바나나를 주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사람으로부터의 감염도 그렇지만, 먹이를 저 스스로 찾지 않는 원숭이는 새끼를 돌보지 않게된다는 이유도 있다하니. 해서 얘들은 항상 나뭇잎새 밑을 뒤집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본다. ..

싱가폴 맹그로브 개펄 - 그대 발자국 외에는 남기지 마라. 그곳에선.

싱가폴의 북쪽에 Sungei Buloh 라는 곳이 있다. 대개의 관광지 소개에서는 빠져 있지만, 여기는 2002년부터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자연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유색인종에 대한 편견같지만, 싱가폴에서 인도/중국계를 거의 볼 수 없는 곳이 두 곳이 있는데, 그 중의 한 곳이 이곳이다. (또다른 한 곳은 맥리치 저수지라고, 뜀박질하는 흰둥이를 많이 볼 수 있는 곳이다.) 유럽계의 문화적 관심과 여행 문화의 차이를 보여준다고나 할까? 예전에 인도네시아의 맹그로브 숲을 본 적이 있는데, 그만 못하다. 다만 관광을 위해 개펄 위를 목교로 연결하여 편의를 도모한 것이 눈에 띄는 점이다. 그리고 쓰레기통의 저 그림하고......... 싱가폴의 맹그로브 숲은 인공조림이다. 초기에는 바다 새우양식장을 위한 흙막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