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화반점 2

술국

자박자박 철둑길 간다 - 술국 한 줜자 사 온나. 개똥 옆에서도 쇠뜨기 풀자락 성성하고 비름풀 오도독 먹빛 퍼덕이는 밤길 토악질 눌러붙은 침목을 하나 둘 밟아 주전자 가득 가락국수 국물 철벙이며 경화반점 중국집 다녀오던 길 큰 곰 작은 곰 술국자 같은 별을 헤면서 예전의 걸음으로 따라서 가다 보면 이제는 술 끊으신 아버지 대신 화차는 멀리서 꺼이꺼이 술 트림이 잦다. *1998년의 어느날로 기억한다. 아버지가 먼길을 떠나시기 전이다. 경화반점은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철길은 여전히 제자리에 있다.

우동 한 대접

우동 한 대접 참으로 귀한 음식이었던 그것이 이제는 흔하디 흔한 음식이 된 지금도, 나는 여전히 짜장면을 먹을 때마다 새록새록 추억 속으로 떠난다. 입학식이 있던 날의 외식이거나 졸업식날의 점심이거나 하던 짜장면과 함께 가락 국수 한 대접에 대한 추억 속으로. 무시무시한 파출소와 무기고 철조망을 뒤로하고 철길 옆에 경화반점이 있었다. 반점이라는 게 여관의 뜻도 함께 하나, 그 집이 여인숙도 같이 하였던가는 기억에 없다. 다만, 옆집에 여인숙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어찌되었던, 반점이라니, 이 얼마나 사치스런 집이름인가? 뗏놈이라고 불렸던 그집 주방장은 (사실은 화교가 아니라는 소문이 많았다) 우동 하나는 기가 차게 말았는데 속풀이 술국으로 아버님이 자주 드셨다. 하여, 양푼 주전자를 들고 철길을 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