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박자박 철둑길 간다
- 술국 한 줜자 사 온나.
개똥 옆에서도 쇠뜨기 풀자락 성성하고
비름풀 오도독 먹빛 퍼덕이는 밤길
토악질 눌러붙은 침목을 하나 둘 밟아
주전자 가득 가락국수 국물 철벙이며
경화반점 중국집 다녀오던 길
큰 곰 작은 곰 술국자 같은 별을 헤면서
예전의 걸음으로 따라서 가다 보면
이제는 술 끊으신 아버지 대신
화차는 멀리서 꺼이꺼이
술 트림이 잦다.
*1998년의 어느날로 기억한다.
아버지가 먼길을 떠나시기 전이다.
경화반점은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철길은 여전히 제자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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