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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취약설계 frangibility

공항 참사의 원인은 향후 전체적인 조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우선 논란이 된 frangibility 곧 충격대응설계, 충격 취약설계에 대해서는 언급해야겠다. 구조물의 설계에 있어서 놓치기 쉬운 한 가지는 무조건 강하게 설계하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그것은 보호해야 할 객체에 대해 정확하고 적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각각의 파괴 시나리오에 대응하여 최적의 파괴모드에 대한 선택이 필요한 일이다. 생명 앞에 공익을 논하는 것이 비난받을지라도. 서해대교의 교량 난간의 예를 들어보면, 난간에 그렇게 부딪힐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겠지만 (그래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중차량이 난간을 들이받았을 때 무엇을 보호해야 하는 가에 대해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차량의 운전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1차적 생각은 그 정도의 차량..

제2차 세계대전의 기원, AJP 테일러 - 묘한 deja vu

'재고'라고 번역된 서문에서부터 막힌다. 편집자의 힘을 실감케 한다. 문단을 좀 끊어 주고 소제목을 넣어주었다면 한결 읽기에 수월하였으리라. 그러나 저러나 히틀러에 대한 저자의 평가로부터 묘한 기시감을 보게된다.     ....(15쪽) 나에게는 여기에 히틀러가 계획적으로 전쟁을 의도하였는가의 문제를 푸는 열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쟁을 목표로 했다기 보다는 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자신이 국내에서 내란을 피했던 것과 같이 교묘한 술책으로 전쟁을 피할 수 없다면 결국 전쟁을 맞이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악의를 가진 사람은 곧잘 다른 사람들도 자신과 같을 것이고 생각한다. 히틀러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의 입장에 있었더라면 하였을 일을 그들이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증오..

한 국가가 어떻게 식민지가 되는가?

105표이거나 85표이거나,자신들이거나 자신들의 조직이익을 위해 국가를 버리는 것, 주권의 주체로서의 국민을 버리는 것,그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경이롭다.한번이라도 제대로 처단되지 못한 친일 부역이,(좀더 엄밀히는 양반계급의 자기 보존이),그리하여 유지된 자본과 계급의 세습이,설사 "나라를 팔아먹어도 찍어준다는" 한 지역 유권자의 표현처럼,나라를 팔아먹어도, 시민에게 총부리를 겨누어도,유지되었었고, 유지되고 또 그리될 (것이란 믿음이 깔려있는) 국회의원의 권력이저 숫자를 만들었으리라.해서, 식민지가 왜 가능한가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는다. 하나의 국가가 식민지가 되는데는 많은 이유가 있을 수 있고,또 관료나 정치지배계급에게만 책임을 돌리는 것은 마땅하지 않을 수 있겠다만,깨어있지 못한 숫자로서의 투표가 만..

검사들의 화법, '자백'...그리고 '사냥감'

한 검사 출신이 한 때 같은 편이었던 그이의 담화 (12.12)에 대해서 " '자백'하는 취지의 내용"이라고 표현했다.그이의 담화는 나의 시각에서는 '자백'이라기 보다는 구체성을 결여한 모호한 '정치적 주장'에 가까왔다. 앞 뒤 맥락을 읽으면 '자백'으로 읽힐 수 있겠으나,나는 그 검사출신이 '자백'이라고 단정한 그 화법이 불편하고,그 누구든 그런 일상에서의 주장이 잠재적인 확정범으로 굳히는 '자백'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려 스럽다. 한 때는 같은 편이었을 것이고, 이제는 다른 편이기도 한 다른 한 검사는담화한 그이에 대해서 검사들의 '사냥감'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사냥감'이 되어도 좋을, 그 표현 조차도 아까운 그이에 대해서 '사냥감'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검사들의 화법이라는데 대해 나는 역시나 불..

역사의 시공간에서 '다음'이란 없다

어느 (경상지역의 상대적으로 젊은) 국회의원이 탄핵 투표를 하고 나와 스스로를 '보수'로 칭했다.  '보수'를 어떻게 정의할지는, 또 한국에서 '보수'가 있기는 한 것인가를 논하기에는 나의 범위와 역량을 넘어서지만,단순하게는 개인의 자유를 우선시하고, 전통적 가치와 제도를 존중하며, 작은 정부를 지향하며, 국가안보를 강조한다는 점일 것이다. 이 단순하고도 거친 정의에서 탄핵 반대의 명분은 어디에도 없다.시민을 '적'으로 간주한 '처단', '국회' 무시, 입법 사법권의 일괄 통치, '국지전'을 유도했던 정황이 그러하다. 그래, 나도 '보수주의자'다.엘리트 교육을 '비교적'인정하는 편이고, 그러나 그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더 중요함을 믿는다.전통적 가치를 위한 인문학 중심 교육을 지지한다. 미국 보수주자..

알콜성 치매?

아무래도 알콜성 치매이지 싶다. 자신만의 확정편향에 사로 잡혀 결정하거나, 혹은 결정을 받거나 간에. 알콜성 치매가 아니라면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런다고 내란수괴 죄의 혐의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이후 알려진 몇몇 기사들이 '사실'이라면 내란뿐 아니라 외환의 죄 혐의까지 있어 보인다.물론 북한을 별개의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법리를 따를 경우 여전히 '내란'일 수는 있겠다만.)

어느 정당의 해산 판결문을 다시 읽으며

통합진보당의 해산에 관한 헌법 재판소 2014.12.19 선고 2013헌다1 전원재판부 판시사항을 다시 읽어본다. 몇몇의 생각 만으로도 정당을 해산했던 정치사에서, 12월 3일 밤 조직적으로 실행에 옮겨진 - 탄핵 상정안에 대해 이 글이 씌여진 후 자행된 조직적 탄핵반대로 내란에 동조한 - 내란죄 혐의는 정당의 해산 혹은 선관위 등록 취소의  사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당시 통합진보당의 해산 - 선관위 등록 취소-에 대해 반대의견을 내었던 김이수 재판관의 판결문을 옮겨본다.  이 글을 옮기는 이유는 내란죄 혐의의 계엄이 어느 구석에서 이러한 반대의견이 충족되는가를 살펴보기 위함이다.  재판관 김이수의 반대의견 사. (1) 피청구인이 주장하는 ‘민중주권’은, 주권 독점의 특권적 현상을 타파하..

대기근 飢饉, 조선을 뒤덮다 (2) - 사회안전망?

대기근 조선을 뒤덮다, 김덕진 지음, 푸른역사   ***재해 용어와 조선의 대응을 정리해 보면가뭄 - 기우제 祈雨祭홍수 - 기청제 祈晴祭병충 황충 蝗蟲 - 포제 酺祭 - 메뚜기·나방 등 농작물의 충해가 심할 때 이를 기양(祈禳)하기 위하여 포신(酺神)에게 지내는 제사 전염병, 당나라에서 온 병 당학 唐瘧 -  여단  厲壇 에서 여제  厲祭소전염병 牛疫 - 마단馬壇에서 牛祭 괴변 (지진, 절집 부처의 땀 등) - 해괴제解怪祭*** (155쪽) 사실 (농본 정책을 표방한) 조선정부는 국초부터 송금 松禁, 주금 酒禁, 우금 牛禁 등 3 금이라 하여 소나무를 베고, 숨을 담는 것과 함께 소를 잡는 것을 법으로 금지했다. ***삼금의 통제를 실질적으로 백성이 대상이 될 뿐, 양반이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려워 보인..

대기근 飢饉, 조선을 뒤덮다 - 지주와 빈농의 관계를 신분제와 함께 유지시켜 극복한 자연재난?

대기근 조선을 뒤덮다, 김덕진 지음, 푸른역사 (25쪽) '17세기 위기론'을 주장하는 학자들은...유럽사회를 중세 봉건제에서 근대 자본주의로 이끈 배경으로 보기도 한다. ...17세기 위기가 18세기 산업혁명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따라서 17세기를 연속의 시대가 아니라 단절의 시대로 해석하여 16세기를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의 시대로, 17세기를 '위기의 시대'로, 18세기를 계몽사상과 혁명의 시대로 삼은 데 있다. (29쪽) 13세기에 몽고족이 심각한 가뭄을 겪으면서 고려를 포함한 전 세계를 침공했듯이, 17세기에는 만주 대륙의 추위로 만주족이 중국으로 진격하고 조선을 침략했다. 소빙기 기후로 동아시아에서 명.청 교체, 왜란, 호란 등 침략과 전쟁이 그치지 않았는데, 조선이 그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신기관, 프랜시스 베이컨 –진리는 특정한 시대가 누리고 있는 불확실한 행운으로 얻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자연과 경험의 빛'으로 얻는 것이다

신기관-자연의 해석과 인간의 자연지배에 관한 잠언, 프랜시스 베이컨 지음, 진석용 옮김, 한길사 ***근대는 어떻게 오는가? 어정쩡한 관념과 추상에서가 아니라 경험의 검증, 실증을 통한 과학으로 정립된 것일 것이다. 프랜시스 베이컨의 이 책이 씌여진 1620년은 광해군 12년에 해당한다. 한 시대가 아리스트텔레스를 극복하고자 할 때, 다른 한 시대는 사대부들이 토지와 사적 폭력에 기대어 소위 목민 (牧民, 백성을 나귀로 여겨 다스림)을 하기에도 바빴을 터였다.마태복음의 구절처럼, 낡은 것에 새 것을 더하거나 잇대어 깁는 (제1권 31) 것이 아닌, 베이컨의 말마따나, 진리는 특정한 시대가 누리고 있는 불확실한 행운으로 얻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자연과 경험의 빛'으로 얻는 것이다.***  옮긴 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