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소 깨어진 유리창에

경화역에서 (3)

산 그늘이 되는 나무 2021. 4. 23. 02:28

구름, 달 길러 가는 철둑길

갈매기 날개짓 울음 퍼덕이는 건널목

보안등 불빛같은 벚꽃 가지  다발 뒤편으로

철조망 붉은 가시철

담장 너머가 밝다

 

돌블록같은 손바닥 짚어 짚어

경화동 2 파출소 무기고 담벼락을 끼고

방석집 술청을 거쳐온 사내들 등짝들이 흘러들면

 갈매기 더욱 끼루룩거린다.

 

집을 잃은 사내들을 기다리는

밥을 짓는 두레박 소리

 

술자욱 눈물자욱 떨구어진 작업화를 비켜두고

   잎으로 돋아나는

 봄 날의 시간들, 자라날 것들은 모두

밤을 다투어 나오나니,

정지간 깜빡잠으로 오는 새벽

화차 고동에 묻어오는

명자꽃 붉은 엄마의 꿈이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