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여행의 기록/미륵을 찾아서

남도 세 절을 밟을 양이면-선암사, 송광사, 흥국사

산 그늘이 되는 나무 2016. 4. 19. 15:30
남도 세 절을 밟을 양이면,
마땅히 선암사가 으뜸이다.
매화꽃 이울진 자리를 이어 겹벚꽃이 분분한  즈음,
봄의 절집은 향연  그 자체이다.
선암사 홍교는 내를 가로지르는 반달을 걸어두어
내 마음이 다 환하다. 
 
조계산 너머에는 승보도량인 송광사가 있어  짝을 이룬다. 우화각 무지개 다리에는 뭇 중생의 소원을 담은 연등이 물무지개로 떴다.
신선이 되는 공덕이 저 다리 한 번 건너기로 될까마는, 무엇이 되든 되고픈 것이 있다는 마음이 일어나는 것이 공부  아닐런지.
해서 육조 혜능은 조계산으로 왔을지 모른다. 
 
내쳐 흥국사로 간다.
흥국사 무지개 다리는 여전히 아름답다.
절집은 무질서하여 옛맛을 잃었고,
대웅전은 중수공사로
나와의 인연은 멀다.
다만 묵묵한 저 무지개 다리만이
지난 밤의 빗줄기를 기억한다.
흐르는 것은 강줄기만이 아니다.
제 모습을 비추이며 다리는 중력의 시간 속으로 흘러간다.

<송광사>


<선암사 홍교>



<흥국사 홍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