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기획, 조선의 독립 (5) - 청의 '속국자주'의 직접표적은 일본

미완의 기획, 조선의 독립, 오카모토 다카시岡本隆司, 강진아 번역, 소와당 講談社 2009

 

2. 속국 자주의 형성

2-3. 1882년

(112쪽) 미국의 전권대사 슈펠트와 이홍장과의 교섭은 1882년 3월 25일에 시작되었다....슈펠트가 최후까지 서양식의 조약에는 맞지 않는다고 하여, 조약 정문正文에 ‘속국자주’의 취지를 포함시키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13쪽) 조약 조인에 입회하기 위해 청 측의 위원을 조선에 파견... 슈펠트와의 교섭업무를 담당하고 있던...마건충이 조선의 인천, 즉 제물포항에 도착한 것은 1882년 5월 8일이었다. 그의 입회아래 같은 달 22일에 슈펠트와 조선 전권대표인 신헌 사이에 조약이 무사히 조인되었다. (조미수호통상조약)

(118쪽) 마건충은 (‘자주’의 명목은 용인하더라도 실제로는 ‘속국’의 실질을 명백히, 마건충, <동행초록 同行初錄>) 종속관계에 준하는 의례를 확실히 하도록 하면서, 대신 세율 등의 문제에서 조선 측의 뜻을 받아들여 조회 작성의 합의를 끌어냈다.

(119쪽) 마건충은 적대시하는 일본이 조선과 맺고 있는 관계를 꿰뚤어 보고 그것이 청과 조선의 관계에 저축된다고 확실히 의식하였다.

...조선은 슈렐트 조약 (한미통상수호조약)을 체결하자 곧이어 영국.독일과도 잇따라 조약을 맺었다.

(120쪽) ..1882년 7월 23일 구식군대의 폭동을 발단으로 일어난 임오군란은 ...민씨 정권이 붕괴하고, 은퇴해 있던 대원군 이하응이 정권을 장악했다. ...청은 류큐처분 이래 우려해온 사태가 현실로...일본을 견제하고 내란을 진압하기 위해 군사 3000을 보냈다.

(121쪽) 마건충은...공사 하나부사 요시모토와 대원군의 교섭이 결렬되자...일본군을 대신해 서울로 들어가...대원군을 납치하여 중국으로 보냈다. 8월 26일의 일이었다.

그런 후에 그는 바로 조선 정부를 일본과의 교섭테이블에 앉히면서 한편 구식군대를 습격하여 격파하고 민씨 정권을 부활시켰다. 이리하여 8월 30일 조선과 일본 간에 제물포 조약과 조일수호조규 속약이 체결되었다.

(124쪽) (임오군란의 평정에 대해 청황제에게 사은하고 대원군의 귀환을 진주하는 목적으로 파견된) 조영하는 9월초부터 11월말까지 이홍장 및 마건충 등 그 속료들과 ...차관 공여, 세관 설치, (125쪽) 광산개발을 결정하고, 사업을 담당할 외국인 고문인 묄렌도르프와 중국인 직원을 고용...귀국한 것이 12월 3일의 일이었다.

...차관 공여와 광산개발은 이홍장의 세력하에 있던 근대기업, 윤선초상국이 담당했으며 이홍장, 마건충이 추천한 묄런도르프가 세관 설치를 추진하였다. ... 이 모두는 결과적으로 보면 조선의 청으로의 종속화를 강화하는 (126쪽) 시책이었으며, ...‘속국’의 실체화이면서, 조선 측이 ‘자주’를 가지고 선택하게 만들었다는 점에 마건충의 고심이 있었다.

같은 시기 청과 조선사이에 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 章程... 그 내용은 청과 조선의 해로 무역을 인정하고, 쌍방의 상무위원의 주재를 정한 통상조약, 게다가 청에 유리한 이른바 불평등 조약이었다. (127쪽) 그렇지만 이것을 조약이고 하지 않고 ‘장정’이라 칭한 것은 종주국과 속국과의 일정의 행정적 결정사항이라는 뜻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 전문에는 구태여 “조선은 청의 속국이다”라고 명기하고 있었다.

(128쪽) 거기에는 ‘속국 자주’를 주장하는 청의 존재가 있었다. 임오군란이 끝난 뒤에도 서울에 군사 3000을 주재시키고 조선을 종속화할 여러 방안을 마련한 것에서 ...그 때문에 청이 표방하는 ‘속국 자주’에 대해서 직접 표적이 된 것은 일본은 물론이고 서양 열강도 의심을 금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