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기획, 조선의 독립, 오카모토 다카시岡本隆司, 강진아 번역, 소와당 講談社 2009
3. 속국 자주의 전개
3-2. 청의 ‘속국’ 추구
(153쪽) 조선에 대하나 청의 정책은 일본에 대한 경계를 근거로 ...조선이 류큐의 재판이 되어 일본에 병합되기라도 하면, 청의 안전에 중대한 위협이 될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선에 서양 각국과 조약을 맺게하여 ‘속국 자주’를 명문화한 것이다. 그 표적은 다른 무엇보다도 일본이었다.
...갑신정변에서 일본의 세력이 줄어든 것까지는 청의 의도대로 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얼마 안 되어 조선이 ...러시아와 제휴를 한 것이다. 그 움직임의ㅣ 선두에 서 있었던 것이 외국이니 고문 묄렌도르프였다.
(154쪽)...신화폐의 주조와 관세수입의 사용처를 둘러싸고 김옥균과 충돌하게 되어 묄렌도르프에게 독립당은 불구대천의 정적이 되었다. 그러므로 갑신정변에서 그는 솔선하여 김옥균 등으르 탄압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바로 친청세력인 것은 아니었다. 청의 압력이 부당하다고 보는 견해에서는 묄렌도르프는 정적인 김옥균과 같았으며...(155쪽) 외교실무를 담당한 묄렌도르프는 청의 압력에 저항할 수 있는 태세를 대외의 관계의 방면에서 구축하려고 했다. 그 방편으로 그가 선택한 것이 바로 러시아였다.
...(갑신정변으로 군사적 충돌을 한 청일 양국은 이토 히로부미와 이홍장의 교섭을 거쳐 조선에서 군대를 철수키로 합의, 1885년 천진조약) 때를 같이하여 묄렌도르프는 러시아로부터 군사교관을 초빙하는 계획을 세우고...청의 세력에 저항하기 위해 조선을 러시아의 보호하에 넣으려고 한 것이다. (제1차 조러 밀약사건). 밀약은 실현되지 않았지만...(156쪽)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한.청.일 삼국의 관계로 구성되어 있던 것이 러시아의 등장에 의해 갑자기 복잡하게 ...다른 나라도 연동하여 새로운 관련을 맺게되기 때문이다. 같은 시기 러시아의 동향을 경계한 영국이 조선의 거문도를 무단 점령한 것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약관 28세의 ...원세개는 1885년 9월 대원군을 호송하여 조선에 왔다가 일단 귀국한 후 11월 총리조선통상교섭사의(事宜)라는 임무를 받고 ...10년간 청의 대표로서 조선 정부를 상대하게 된다.
<摘姦論, 원세개>
원래 보호의 권리라는 것은 상국만이 가지는 것이다. 임오, 갑신의 내란 평정이 그 명확한 증거이다. ...청이 속국이라는 것은 내정, 외교는 그 자주에 따른다. 서양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다만 연금 年金을 받을 뿐으로 내정, 외교는 자주할 수 없고, 징수한 재화도 종주국의 것이 되어 버린다.
(160쪽) 청은 조선에게서 러싱라의 ‘보호’를 통보받는 바람에, ‘상국 上國’만이 가져야 할 고유한 ‘보호의 권리’를 갑자기 의식하기 시작했다. ... ‘보호’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후 오히려 청 쪽에서 적극적으로 조선의 ‘보호’를 주장하게 된다.
(161쪽) ‘보호’를 청에게 우러러 청하지 않는 조선의 행위는 ‘상국’과 ‘속국’의 관계를 파괴하는 행위, 즉 조선 국왕이 승인한 조회에 위배된다고 간주하게 되었다. 따라서 청의 입장에서 그 행위가 명목상으로만 인정했던 내정 외교의 ‘자주’에 기초한 것이라면 이는 반드시 탄압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원세개의 임무는 거기에 있었다....(162쪽) 이리하여 원래 ‘자주’여야 할 내정, 외교에 사사건건 간섭할 뿐 아니라 이듬해 1887년에는 다시 고종의 폐위를 획책하기 시작...이로써 고문 데니와의 대립도 극한으로 치달아 <청한론>에 이른 것이다.
(163쪽) 예전의 종속관계로는 속국의 국왕이 죽으면 상국의 천자가 사절을 파견하여 조문의 뜻을 전하는 유지(諭旨)를 보내는 의례 – 유제 諭祭- 관행이 있었는데 (164쪽) ...종속 관계에 있는 사절의 왕래에는 일정한 경로가 있어, 조선의 경우 육로를 타는 것이 관례였다. (조선이 사절 접대의 비용의 재정난으로) ...해로로 한 것은 여정을 대폭 단축하기 위한 변경이지만...기선이 들리는 항구에는 외국인이 거류하고 있으므로, 거기에 사절이 찾아 간다는 점이다....외국인이 주시하고 있으므로 사절을 받아들이면 청의 속국임을 입증하는 것이 되어...외국인에게야말로 유제 사절과 의례를 (-종속관계를-) 확실히 보여주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 청의 뜻이었다.
(167쪽) <사한기략 使韓紀略, 원세개>
두 사신이 황상의 소국을 배려하는 마음과 속방 屬邦을 다독거리는 뜻을 받들여 재현한 것이, 정말로 사소한 것에라도 미치지 않은 바가 없었다. 훌륭하구나, 아름답구나, 어찌 영광스럽지 않겠는가.
(168쪽) 영문판에서는 속방, 즉 속국을 vassal state라고 번역한 것...데니의 <청한론>은 ‘속국’을 ‘tributary state (조공국)’라고 번역해야 한다고 했고, ‘vassal state (종속국)’라고 번역하면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청은 ‘속국’을 의례에서 부연하여 종속, 보호의 관계로 간주하는 것에 반해, 조선은 단순한 의례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한편 조선은 ‘자주’를 국제법상의 독립이라고 보는 것에 대해, 청은 단순한 명목이라고 보고 있다.
(169쪽) 그 점은 청과 조선, ‘속국’과 ‘자주’, 예와 법이라는 양극단 사이에는 서양 각국의 동향이라고 하는, 자기편으로 끌어들여야 할 공통의 국면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점은 1880년대 청과 조선의 관계가 ...이와 동시에 서양 각국의 동향이 거꾸로 청과 조선의 관계의 성격과 추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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