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람들한테는 그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아내의 고향 경남 창녕은 꽤나 알짜배기 문화유산 답사를 할 만한 곳이다.
절집 관룡사의 대웅전과 약사전이 그러하고,
절집 입구의 돌문과 풍광이 좋은 담벽이 그러하다.
고건축 구조하는 이들에게는 이 절집의 대웅전과 약사전은
귀한 건물일 것이다.
기둥위에 포을 얹어 커다란 맛배지붕을 받치고 있는
이 건물은 구조적으로는 정중동의 함의를 절로 깨닫게 해주며,
그리하여 신행하는 이들을 안정시키는 위의를 보여준다.
하지만 내게는 절집을 지키고 있는 돌벅수가 더욱 눈길을 끌었는데
이 할아범 벅수와 찍은 사진을 찾을 수 없어 아쉽다.
뻐더렁니는 여전한데......
그 곳 창녕에 갈 일 있거들랑,
만년교라는 무지개 돌다리(어려운 한자말로 '홍예'라 그런다)도 둘러볼 일이다.
풍광과 어울린 선암사의 승선교 홍예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여천공단 초입 흥국사의 홍예와 더불어
볼만한 장관이다.
토목하는 사람이라면
다리의 아름다움이 어떠해야 하는 지를
말없이 보여주고 있기에.
다리를 놓자면 솔찮이 돈이들기에
부자들이 자신의 피안을 찾아갈 때를 위해 놓았다고도 하나,
이미 놓여진 다리는 여러 사람을 피안으로 데려간다.
대승이라,
놓여진 수레는 끌어야 한다는 것을
만년교는 보여주는 셈이다.
올 가을 찬바람에 잎새들 얼굴이 붉을 즈음에
다시 한 번 찾아야겠다.
할멈과 할아범 벅수를 만나 지난 이야기도 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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