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더의 정신사적 목적론적 역사인식은 헤겔을 거쳐 맑스의 유물론적 역사목적론으로 진화된다.
책을 읽는 내내, 찰스 다윈이 스쳐가고, 맑스가 스쳐가고,
심지어 불성이 우리 안에 있다는 싯달타의 고뇌도 스쳐갔다.
낡은 이불 같은 느낌과 초등학교 시절 국민교육헌장의 구절들도 스쳐갔다.
짧게 언급된 "한 주체 내에서 결코 존재하지 않는 전체"는 신의 목적이 아니란 구절이 종내 머리에 맴돈다.
1. 인간성 Humanitas 은 인간 본성의 목적이며,
신은 이 목적과 함께 인간 자신의 운명을 인간에게 위임했다.
사물의 목적은 단순히 죽은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 속에 들어 있어야 한다.
민족의 전체 역사는
우리에게 인간성과 인간의 가치라는 가장 아름다운 월계관에 도달하는
경주를 가르쳐주는 학교이다.
2. 자연의 모든 파괴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존력에 자리를 내주어야 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전체의 형성에 기여해야 한다.
신 자신은 인간에서 실수할 능력을 제거할 수 없다.
그러나 신이 인간을 본성적으로 실수할 수 밖에 없는 존재로 만들었기 때문에
인간은 조만간 실수하지 않을 수 없는 존재임을 드러낼 수 밖에 없으며,
그래서 빈틈 없는 존재가 되어 간다.
......죽을 수 밖에 없는 인간은 모두의 잘못가 실수를 통해서,
즉, 교육, 고난, 수련을 통헤서 자기 힘의 균형을 추가한다.
......개별적인 인간 자체는 매무 불완전하게 살아가기 때문에,
모든 사회속에서 서로 협력하고자하는 힘이 최고의 가치로 형성된다.
확실한 자연 법칙에 따라 대립되는 규칙들이 서로 제약해서
일종의 균형과 운동의 조화가 일어날 때까지, ......
태양광선의 본질은 밤을 물리칠 뿐만 아니라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멸하지 않는 전체는 사라진 부분을 뛰어넘어 계속 유지되며,
악세서 선 자체를 배운다.
3. 인류는 문명의 다양한 단계를 다양한 형태로 거치도록 운명지어졌다.
그러나 인류 행복의 영속성은 오직 본질적으로 이성과 정의에 근거한다.
언젠가는 죽을 수 밖에 없는 인간이 굴복하지 않고 견뎌내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길을 바꾸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기란 또한 얼마나 힘겨운가!
사소한 명예, 행운에 대한 희미한 감지, 살아가다 만나는 예기치 못한 우연 등은
사람을 궁지로 몰아넣거나 절벽으로 떨어뜨리기에 충한한 헛된 이상이다.
또 어떤 사람은 자기 자신을 파악하지 못하고 너무 무리하게 시도하다 맥없이 쓰러진다.
운명의 갈림길에 서 있는 사람들의 불행을 인식했을 때 동정심이 우리를 사로잡는다.
그들은 이성, 정의, 행복을 획득하기에는 자신의 힘이 부족함을 느낀다.
뼈저린 분노가 그들의 이면에 존재하고,
그 분노는 그들의 의지에 반하여 중용의 선 너머로 그들을 몰아낸다.
그들은 지금 그러한 지경에 빠져있고,
그래서 아마도 평생 사소한 무분별과 어리석음의 결과로 고통을 당하게 될 것이다.
또는 행운이 그들을 너무 높이 올려놓아서 그들 스스로 최고 지점에 도달해 있다고 느낀다면,
변덕스런 여신의 변덕과 그들의 성공의 씨앗에서 발아된 불행만이
그들의 불안한 마음에 임박해 있지 않겠는가?
동정심 많은 카이사르는 패배한 적인 폼페이우스의 머리가 자신에게 전달되었을 때 헛되이 얼굴을 돌렸고,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에게 신전을 지어 주었다.
카이사르는 이미 루비콘 강의 경계를 건넜던 것 처럼 행운의 경계도 넘어섰다.
여신은 그의 등 뒤에 서 있었고, 그 자신도 피투성이가 되어 폼에이우스의 조각상 밑에 쓰러질 운명이었다.
국가의 제도도 결코 이와 다르지 않다.
자연의 내적 법칙에 따라,
질서 없이는 그 어떤 것도
모든 사물이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지속성을 획득할 수 없다.
마치 인간의 이성이 각각의 개체 속에 들어있는
전체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한 주체 내에 결코 존재하지 않는 전체는
결과적으로 창조주의 목적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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