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게 그 만화방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오늘 같은 광복절 때문일 것이다. 만화방 치고는 이름도 거창하였는데, "무궁화서림" 으로 기억된다. 초등학교 시절, 우리집(사실은 세들어 살던 그 집)은 철둑 근방이었거니와, 경화 시장과 쇠전을 끼고 있었다. 기차가 닿는 곳에 장이 서는 것이야 당연한 이야기겠고,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 장을 따라 흘렀던 개골창에 대한 추억 한 자락이다. 개골창을 가로 질러 널빈지로 바닥을 대고, 가설로 판자집을 올려 가게들이 몇몇 서있곤 하였는데, 그 하나가 무궁화 서림이었다. 예전 분들은 기억하시겠지만, 무궁화 지우개, 무궁화 연필, 무궁화 공책, 하다못해 무궁화 비누까지 온통 무궁화 무궁화 꽃이 만발하였지만, 일개 만화방에 무궁화 서림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양철간판에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