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 공항을 거치던 때가 많았다.
라운지 구경은 항상 새로움을 안겨주지만,
당시 주머니 사정은 그리 녹녹치 않은 것이어서
그나마 살 수 있는 수준이 이 정도의 볼펜과 연필이었다.
단풍나무 그립의 이 연필은 퉁퉁하고 아담한 사이즈이다.
1.4mm 샤프는 0.9mm 샤프를 쓰는 사람에게는 조금 굵다 싶지만
실제 사용해보면 굵은 느낌은 없다. 대신 필기감 좋게 굴러가는 느낌이 참 좋은 샤프이다.
딸깍이 누르는 샤프가 아니라 뒤편의 메탈을 회전시켜 심을 내었다 들였다 한다.
주둥이를 열면 1.4mm 연필심을 6개 까지 보관할 수 있는 배럴이 있고,
뒤꽁지를 당기면 지우개가 나오긴 하니 천상 연필은 연필이다.
이 연필을 집어들면,
누군들 무엇인가 그리고 싶어질 것이다.
또 그래야만 할 것 같다.
나로서는 책을 읽다 밑줄을 치는게 태반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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