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소 깨어진 유리창에

초가집

산 그늘이 되는 나무 2012. 8. 10. 04:28

 

술청에는 똥꼬바지를 입은 아낙 몇이 보였다. 

지금에사 그 바지를 일러 똥꼬바지라 그러지만.

속옷을 입지 않은, 그리 보였던 헐렁한 몸빼 바지.

짙은 화장의 아낙은 눈매가 무서웠다.

무에가 그리 좋은 지, 사내 몇은 실실 웃으며

연신 아낙의 엉덩이를 보며 막걸리 잔을 들었다.

아낙들의 얼굴은 막걸리 빛을 닮아 노란 듯 뽀얳었다.

사내들은 침인지 막걸리 자죽인 지 알 수 없는 입술로 헛웃음을 삼키면

낡은 창호지를 바른 창살문은 닫히고,

나의 기억은 그쯤에서 끝난다.

구공탄 연탄 위에는 꼼장어 꼬리만이 타는 내음.

누런 상사계급장을 단 이모부의 모자와

경유깡통을 쟁여넣은 아버지의 벤또 가방만이 툇마루 술청에 남았다.

진해시 경화동 2가, 초가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