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장이의 축일, 토머스 데커, 이미영 옮김, 영국도시희극선
Thomas Dekker, The Shoemaker's Holiday, <The Roaring Girl and Other City Comedies>
(1장)
퍼크 : 라프, 여기 2펜스 세 개가 있어. 두 개는 프랑스로 가져가고, 한 개는 우리 헤어질 때 목이나 축이자고.
슬픔은 목마른 법이거든.
라프 : 자, 얌전한 내 아내, 사랑스런 제인,
부자들은 아내와 이별할 때 비싼 선물을 준다지.
그들의 하얀 손을 장식해 줄 보석이랑 반지 말이야.
하지만 당신도 알다시피 우리 직업은
여자 뒤꿈치에 반지를 끼워주지. (14장)
(3장)
레이시 : 낙심하지 말자고. 운명의 여신이 무슨 짓을 하건, 궁핍해지진 않을 거야.
양반의 기술 (gentle craft)이야말로 사내가 할 만한 일이거든.
(4장)
에어 : 조용히 해, 퍼크. 힘든 세상이야. 그냥 지나가게 해. 가 버리게 하라고. 안 그래도 기능공이 많은 판이야. 그러니 가만히 있어, 퍼크.
(7장)
퍼크 : 마님은 월요일인데도 빈둥거리고 있다고 나한테 잔소리를 퍼붓겠지. 하지만 상관없어.
남들이 뭐라건 간에 월요일은 우리네 휴일이니까.
...
하지 : 제가 장담하건대, 런던 시내에서 주인님 (사이먼 에어)께 길에서 좋은 쪽을 양보하고, "각하"라고 부르지 않을 사람이 없을 거예요.
퍼크 : 우와, 우리 주인님이 낡은 코트를 뒤집어서 다시 수선해 놓은 것처럼 말끔해 보이는군.
(8장)
링컨 : 하지만 슬퍼해 봤자 소용없지.
나쁜 일이 더 나쁜 일을 구제하지는 않는 법,
내 목숨을 걸고, 그놈 (헤프고 귀족계급도 아닌 여자와의 사랑 때문에 전장에서 도망친 조카 롤런드) 계획이 뭔지 알겠어! ...
레이시, 네 이름은 한 때 명예 속에 살았지만 이제는 수치 속에 죽은 거야.
(9장)
로즈 : 당신 심장만큼 귀히 여긴다고요? 내가 제대로 판단했군요.
남자들은 자기 심장이 안 보일 때 가장 사랑하는 법이죠.
(손에 걸고 사랑을 맹세한다는 말에....)
육체라는 게 한 없이 연약한 건데,
거기에 거는 당신 맹세는 또 얼마나 연약하고 나약할까요?
(10장)
에어부인 : 아이고, 신분에 맞게 체면치레하고 살려니까 돈이 너무 많이드네.
하지만 그것도 신의 놀라운 섭리니까 난 따를 수 밖에 없지....
라프, 왜 우는 거야? 어머니 자궁에서 우리가 빈손으로 나왔듯이, 다시 빈손으로 돌아가야 하는 걸 알잖아.
그러니 범사에 하느님께 감사하라고.
(11장)
에어 : 시장님? 1파운드어치 근심을 한다고 해서 한 푼의 빚이라도 줄어드나요?
그러니 젊을 때 신나게 놀아야죠.
설탕 넣은 술과 노년은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게 슬금슬금 다가오게 마련이니까요.
.....
로즈양, 그런 겉치레에 현혹되면 안되죠. 그 비단 두른 남자들은 색칠해 놓은 형상일 뿐이에요.
아버님이신 시장님처럼 식료품상 신사하고 결혼해야 해요....구두장이 혈통과 후손에서 벗어나 결혼하려 한다면,
그놈들은 짐을 싸야 할 거예요. 양반의 기술은 온 유럽, 아니 전 세계를 통틀어 사내대장부가 할 만한 직업이라고요.
(12장)
해먼 : 아름다운 제인, 이 값비싼 눈물로
가난한 슬픔을 거만하게 만들지 말아요....
아무리 사랑에서 나온 슬픔이라고 해도,
그 슬픔이 죽은 사람을 도울 수는 없어요.
제인 : 당신이 딱히 여기 있어서가 아니라 모든 슬픔은 혼자 있기를 바라니까요...
해먼 : 당신의 숨결이 날 부자로 만들어 줬어요.
제인 : 죽음은 날 가난하게 했고요.
(17장)
에어 : 게다가 매년 참회 화요일 (Shrove Thuesday)마다 성당에서 팬케이크 종소리가 울리면,
우리 멋쟁이 견습공들이 가게 문을 닫고 쉴 수 있도록 해 줄거야. 오늘이 바로 그날이지.
(18장)
하지 : (원래 주인에게 옷을 돌려주려는 제인에게)
넝마 하나라도 벗어주지 마, 제인. 법은 우리편이야. 다른 사람 땅에 씨를 뿌린 사람은 땅 위 수확까지 뺏기게 되는 법이야.
제인, 당신한테서 옷끈 하나도 빼앗지 못할 거야.
퍼크 : (오틀리가 퍼크에게 속은 것을 알고 이 비천base하고 교활한 놈이라고 한데 대해)
네 맞아요. 하지만 "놈"도 아니고, "비천mean"하지도 않아요. 저는 사실 (최저음bass가 아니라) 그냥 중간음mean을 내는 사람이죠.
그저 양반의 기술을 가진 사람이랍니다....
방랑하는 놈 journey man은 처벌 할 수 있지만, 구두장이 기능공 journeyman은 처벌 못 하실 걸요....
매년 참회 화요일이 우리 축제일이 될거야. 팬케이크 종소리가 울리면, 우리는 시장님만큼이나 자유로운 몸이라고.
우린 가게 문을 닫고 쉬어도 돼. 그러니 이날을 휴 성인 Saint Hugh 축일로 부르자고.
(19장)
에어 : 난 오직 구두장이들만, 그러니까 내 길드 제복인 자주색 두건 쓴 사람들만 폐하의 식탁 시중을 들게 할 생각이니까.
...폐하, 추운 잠자리와 근심이 흰머리를 나게 하지요. 그러니 폐하, 근심일랑 털어 버리세요.
(21장)
왕 : 그만하라, 링컨. 그대는 사랑이 어떤 혈통에도 관심 갖지 않고,
출생이나 계급의 차이 역시 상관 않는다는 걸 모른단 말인가?
...게다가 자네 조카는 그녀를 위해
기꺼이 가난한 처지가 되어 궁정의 안락과 모든 명예를 포기하고
오직 그녀의 사랑을 얻기 위해 구두장이가 되었네.
...사랑이 많은 곳에 모든 불화도 끝나는 법이지.
...우리의 모든 놀이와 연회가 끝날 때,
프랑스인들이 시작한 잘못을
전쟁이 바로잡아야만 하오.
'팽나무 그늘 아래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년에 관하여 - 키케로 : 삶을 떠날 때 여인숙을 떠나는 듯한 느낌으로 영혼이 더 나은 곳으로 (0) | 2018.10.01 |
---|---|
고양이 대학살 - 로버터 단턴 : 애완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노동자들에게 낯선 일이었다 (0) | 2018.10.01 |
서울에 딴스홀을 許하라, 김진송 - 현대는 어떻게 우리 곁에 오는가? (0) | 2018.09.29 |
연금술사 - 벤 존슨, 자연이 낳은 불완전한 물질은 완전함을 향해 나아간다. (0) | 2018.09.21 |
현대일본의 역사 (2) - 理, 물리적 세계로부터 인간계급적 위계질서를 유지시키는 주자학 (0) | 2018.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