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낡은 카메라

나의 카메라 이야기 18 - 삼성 미놀타 Hi-Matic S

산 그늘이 되는 나무 2023. 6. 28. 23:51

어쩌면 디자인은 단순함에서, 그리고 덧 올려진 기능의 간결함에서 그 생명을 얻는다. 

익숙하되 질리지 않는 다른 쪽을 보여주는 듯한 그런 단순함.

삼성 미놀타의 그것은 1978년인가의 시간을 지나와서 지금도 여전히 새롭다. 

무슨 이유로 부분 부분 플라스틱으로 설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가벼움을 얻었으되 무언가는 잃었으리라.

삼성정밀(엄밀히는 삼성)의 로고가 붙은 minolta HI-MATIC S모델은 당시 300대 생산이었다고 알려져있다.

(그게 이 고장난 카메라의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뒷면의 시리얼만 보면 302082. 300대 중의 몇 번 째인지는 알 수가 없다.

 

그 당시 판매가가 9만원대였다고 한다. 

(나는 그즈음 아사히 펜탁스를 25만 원 들여서는

원 주인의 요청으로 돌려준 적이 있다. 당시 평균 임금이 15만 원대였다니.

부모님의 등골을 휘게 만든 아사히 펜탁스......)

 

어찌어찌 구했건만, 

지금은 셔터막이 굳어버린 것인지, 셔터는 눌러지지 않는다.

그래도 외관은 그냥저냥 처음의 꼴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

장식은 늘 전통적인 것을 놓치지 않는 처음에서 시작된다.

이제는 한 켠에서 익숙함을 전해주곤 하는 것이지만.

렌즈는 미놀타 브랜드의 록코Rokkor 2.7이다. 똑딱이 수준에서는 밝지도 어둡지도 않을 것이다. 

렌즈 명칭은 미놀타사가 위치한 인근에 있는 육갑산Rokko의 일본식 발음이라는 설과, 육광(六光)의 일본어 발음이라는 설 등이 있다. 암튼 니콘의 그것이 nikkor인 것의 영향일지도.

 

목측식, 눈대중이란 얘기다. 소위 발줌으로 적확한 초점거리를 잡게되어 있다. 

목측의 아이콘은 꽤 오래전에 이미 일반화된 아이콘의 형상이다, 짜이즈 이콘의 시절부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