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날이면 누군가가 카메라를 빌려왔다.
초등학교 동창 아버님이 하셨던 웃동네의 미라사진관에서였을 게다.
24방짜리 필름을 세로로 쪼개어 48방까지 찍을 수 있게 해주는 하프 프레임 카메라였다.
소풍이라면 이런 저런 장면을 스케치하거나 하여 필름 롤을 줄여야 했던 시절의 풍경이기도 했으니까.
사진은 대략의 노출을, 사진관 아저씨가 맞추어 준 대로 찍었다.
맑은 날이거나 흐린 날에 맞추어.
지금도 몇 장의 사진이 그 때의 사진기가 만든 장면으로 남아있다.
낡고 구겨진 운동복이거나 김밥 먹기에 급급했던 시절의 나의 모습이다.
(지금이라고 그 때의 찌질함에서 그리 썩 나아진 모습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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