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이 한창이던 9월 어느 날, 봉평에 다녀왔다. 메밀꽃 축제가 더불어 열리던.
사실이지 그 축제가 관심이라기 보다는 이효석 생가에서 먹었던 몇 년 전 겨울날의 추억 때문이었다.
메밀 만두국과 메밀 칼국수의 맛, 그러나 늦여름 축제는 온통 차가운 메일 국수 일색이었다.
이효석의 생가는 축제장 근처의 초가집이 아니라, 그 보다 서편으로 10분쯤 걸어가면 나오는 곳이다.
진생가는 보존되고 있고, 그 한편에 '메일꽃필무렵'이란 상호로 음식점이 있다.
여름 음식은 별로 였기에, 식후의 허전함도 달랠 겸하여 조금 걷기로 하였다. 조금 더 서편으로.
그리하여 언덕배기를 올라가서 볼 수 있는 곳, 이효석문학숲이다.
그이의 소설을 한 구절 한 구절 돌에 새기어 쉬엄쉬엄 걸어가며 읽을 수 있도록 배치하고,
소설 속의 장면들을 아울러 그림처럼 실물로 배치하여 두었다.
나에게는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 수이 읽히는 글이 아니었었다. '낙엽을 태우며'였던가, 범우 문고판의 수필집은 곧잘 읽었던 기억이 있다. 여튼 나에게는 이효석 문학숲의 오솔길을 따라가며 그이의 소설을 한 구절 한 땀씩 읊어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축제기간에는 차량 통행이 어렵게 되어 있어 오히려 탐방객이 적었다. 나에게는 오히려 한산하여 좋았다지만.
행여 시간들 나시면 한번 쯤 들러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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