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나무 그늘 아래에서

역사의 풍경 Ch.5 : 카오스와 복잡성 Ch. 6 : 인과관계, 우연성, 반사실적 사유

산 그늘이 되는 나무 2018. 7. 21. 13:19

Ch. 5 : 카오스와 복잡성


새로운 과학이 역사적 경로 (과정)의 비결정성을 특정지어줄 대안적 언어를 제공할 것이라 생각한다.

역사의 비결정적 경로에는 상호종속변수로 기술해야 할 현상들이 집중되어 있다.

이런 것들은 단순인과관계 simple causation에 상대되는 말로서 복잡인과관계 complex causation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17쪽)


개별반응이 합쳐져 만들어지는 총제적 행태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즉, 미시적 개별반응에서 비롯한 거시적인 총체적 효과는 예측이 불가능한 것이다. (118쪽)


카오스와 복잡성 이론은 ......예측 불가능한 상태에서도 모종의 패턴이 여전히 존재함을 보여주었다.

이런 패턴들은 자발적으로 나타나는 것이지 누가 거기에 그려 넣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123쪽)


역사가가 어떤 식으로 상호 종속변수를 다루는지.....

- 초기 조건에 대한 민감성 - (굴드의 주장처럼) 적합한 방법은 역사적 서술이지 우리가 생각해온 그런 (재실행이 가능한) 실험이 아니다.

   사회과학적 언어로 경로 종속성 path dependency라 한다.

   경로 종속성이란 동작 과정의 초기에 일어난 사소한 사건이 궁극에 가서는 거대한 차이를 불러올 수 있는 성질을 말한다. (127쪽)

- 프랙탈 - 범위를 좁히고 늘리면서 미시적인 시각과 거시적인 시각을 묶어주는 자기 유사성에 대한 인식을 담고 있다. (131쪽)

- 자기 조직화 self-organization - 생명체의 진화가 복잡성을 지향하는 추세,

  광범위한 현상에 걸쳐 일어나는 복잡성의 밑바탕에 놀랄 만큼 단순한 패턴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관계있다.

  이것이야 말로 어디서나 존재하는 승수법칙 power law이다. (134쪽)

시스템이 초기 조건에 대한 민감성과 규모와 상관없는 자기 유사성의 두가지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경우를 가리켜

임계성 criticality이라고 한다.

임계성 때문에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급작스런 전이가 일어날 가능성이 존재하며,

다만 그 가능성은 전이 발생시 사건의 강도에 반비례한다.  (135쪽)


Ch. 6 : 인과관계, 우연성, 반사실적 사유


역사의 서술은 시간의 진행을 따르지만,

서술 작업을 준비할 때 역사가는 시간 진행의 역방향으로 움직인다. (147쪽)

......역사 속 사건의 원인을 추적하는 데 어디서 멈춰야 한다는 딱 부러지는 규정은 없다.

그러나 적절성 체감의 원리 principle of diminishing relevance 라 부를 만한 것은 있다.

원인과 결과를 갈라놓은 시간 간격이 클수록 원인으로서의 적절성이 적어진다는 원리이다. (148쪽)

......낮은 수준의 적절성과 높은 수준의 적절성을 분간하기 위한 또 다른 기준이 필요하다.......

이런 경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블로크의 인과관계 구분 방식,

즉 특이원인과 일반 원인의 구분이다.......등산가의 암벽 추락사고의 원인이......

(등산로의 위치, 산의 존재, 중력 등) 일반원인은 암벽추락사고 발생의 필요조건이지만,

사고 발생을 설명할 수 있는 충분조건은 되지 못한다.......

인과관계상의 충분조건은 필요조건에 종속되어 있다. (149쪽)


여기서 충분조건이 필요조건에 종속된 것을 가리켜 '맥락 context'이라고 정의하겠다.

블로크의 언어로 바꿔 말하면,

특이 원인이 일반원인에 종속된 것을 이른다.

맥락은 결과가 되는 사건을 직접 일으키지는 않지만,

결과의 폭을 확실하게 결정해주기 때문이다. (150쪽)


역사가 클레이튼 로버츠는

"역사가 궁극의 원인을 찾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때

본능적으로 추적을 멈추는 경계점이 있다.

이 경계점이란, 역사가가 설명하고자 하는 사태의 변동이 막 넘쳐나는 지점을 이른다." (151쪽)

특이원인과 일반원인을 구별해 낼 시금석은

'돌이킬 수 없는 지점 point of no return'이다.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이란, 과거의 평형상태가 급격하고 불안정한 변동 때문에

더 이상 평형을 이루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 순간을 말한다.  (152쪽)


인과관계의 구분방식에 해당하는 '반사실적 사유'이다.

블로크의 주장에 의하면,

"역사가는 가장 피하기 쉬웠음직한 선행사건을 찾아야 한다.

이런 작업은 의식의 대담한 실행을 통해 이루진다.

이 실행으로 역사가의 의식은 사건 전야로 이동하여

해당 사건의 발생 가능성을 저울질한다."

현재 시점을 과거의 어느 순간에다 맞춰놓으면,

사건 발생 시점은 '지나간 시대에서 바라보는 미래'가 되는 것이다. (154쪽)


이야기의 목적은 달라도 방법은 다르지 않다.....묘사와 사실 사이의 가장 가까운 맞춤을 찾아내는.....

방법적인 절차가 필요하다.

- 원인의 간결성이 아니라 결과의 간결성을 선호해야 한다.

- 일반화를 이야기의 하위에 두는 것이다.

- 시간 초월적인 논리와 시간 속박적인 논리의 구분이 필요하다.

- 귀납과 연역의 통합적 사용이다.

- 복제 replicability에 관한 것 (161~16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