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 3 : 구조와 과정
(E.H. 카와 마르크 블로크) 둘 다 과학을 역사가가 지향해야 할 모델로 보았으나,
그것은 역사가가 더욱 더 과학적으로 되어가고 있다든지 혹은 그렇게 되어야만 하기 때문은 아니었다.
오히려 두 사람이 보기에 과학자가 역사학적으로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E.H카는) "생물학에서 찰스 다윈이 이룬 업적에 대해
과학이 정적이고 시간적인 제한이 없는 대상을 다루는 것에서 벗어나,
변화와 발전의 과정을 다루게 되었다"고 말했다.
(마르크 블로크도) "아인슈타인의 양자이론이 과학의 개념을 바꿔놓은 것은....
확실히 이들 이론은 분명한 것을 무한한 개연성으로 대치해 놓았다.
즉, 엄격하게 측정가능한 것 대신에 측정의 영원한 상대성의 개념으로 대치......" (67쪽)
"우리는 더 이상 모든 지식의 영역이 자연과학에서 빌려온 단일한 지적 패턴을 지녀야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났다" (68쪽)
역사가와 과학자의-최소한 실험실에서 반복가능하지 않은 대상을 다루는 과학자의 경우-
방법이 대체로 일치하는 점이다.
그것은 역사가도 문헌, 유물, 심지어 기억 등 현존하는 '구조'들을 그 출발점으로 삼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 역사가는 그것들을 만들어낸 '과정'을 '추론'한다. (71쪽)
(로렐 대처 얼리치의 <한 산파의 이야기>와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는)
.....현존하는 구조에서 출발.....사고 실험을 통해 그 구조가 이루어진 과정을 추론해내려 한다.
그런 연구의 결과의 현재적 중요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논리를 상상력과 결합한다. (73쪽)
물론 논리와 상상력은 여기에 (직접 상호 작용을 할 수 없는 원거리의 현상을 감지하고 묘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까지는 그 과정에서 모종의 절차의 배열 sequence of procedures이 필요하다. (75쪽)
(연구의 방법에 있어서) 반복적인 고리 reiteration loop 개념........데이터, 묘사의 방법, 관심사 간의 관계가 위계적인 것은 아니다.
(지도 제작자인 아베제도는) "위계 질서의 모든 단계는 다른 모든 단계와 상호작용 속에서 수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 (78쪽)
합치 consilience (통섭?)는 19세기 과학철학자인 윌리엄 휴얼 William Whewell이 처음 도입했는데,
"한 주제에 대한 동떨어진 부분들로부터 도출된 결과가 예기치 않게 일치하는 것"을 묘사하기 위해 썼다.......
(에드워드 O. 윌슨은)
"어떤 근본적인 것도 별이든, 유기적 다양성이든, 물리적인 역사의 과정으로부터
인간 역사를 분리할 수는 없다.
천문학, 지질학, 진화생물학은 다른 자연과학들과의 합치 consilience로 연결된, 기본적으로 역사적인 학문의 예다." (83쪽)
Ch. 4 : 변수의 상호 종속성
역사가는 독립변수와 종속변수라는 개념에 따라 사고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역사가는 변수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추적하는 과정에서 변수들의 상호 종속성을 가정한다. (88쪽)
학문하는 방향에 대한 차이......의 구별은
가장 본질적으로 현실을 바라보는 환원주의적 reductionist 관점과 생태주의적 ecological 관점의 차이이다. (89쪽)
환원주의의 개념은 현실을 여러 부분으로 쪼개보았을 때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환원주의는 독립변수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고, 우리가 그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을 가정한다......
생태학적 접근법은.....각 요소들의 단순 합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성질을 가진 전체 시스템(구조)이 되기까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고려한다...... (90쪽)
(사회과학 내에서 환원주의를 써야 한다는 압력이 오는 이유는......)
사회과학이 생태학적 관점보다 환원주의적 관점을 선호하는 것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도록 과거를 일반화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91쪽)
......그리고 지난 한 세기 동안 사회과학의 주된 학문들의 원천이 된 역사학으로부터 사회과학을 분리시켜 왔다. (93쪽)
하지만 환원주의가 과거를 설명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오직 하나 뿐인 방법인가?.......
증명의 방법으로 실질적이라기 보다는 '가상적 복제 가능성'에 의존하는 과학들을 살펴보겠다.....
은하의 운동이나 대륙의 판이동, 종의 진화방향 등을 알아내는 것은.....
이런 예측은 결국 구조의 지식에서 유추하는 것이다.
즉 세부들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전체를 이루기 위해 각 부분들이 어떻게 상호작용을 이루어내는가의 관점에서
유추하는 것이다. (97쪽)
....이미 우리가 보아온 것처럼 구조에서 과정을 이끌어내거나 현실에 묘사를 끼워맞춤 fit으로써,
그리고 연역이나 귀납을 공평하게 다룸으로써,
또한 하나의 영역에서 나온 직관을 다른 영역에 적용하는 데 개방적인 입장을 취함으로써 consilience 작용한다. (98쪽)
역사가는 제한적인, 보편적이지 않은 일반화 particular generalization를 추구한다.
역사가는 자신의 학설이 특정 시간과 장소를 넘어서는 것임을 거의 주장하지 않는다. (100쪽)
.....역사가는 절대적이 아니라 우연적인 인과관계가 옳다고 믿는다. (102쪽)
....역사를 다수의 원인과 그것의 상호작용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본다.
역사가에게 특정 변수를 신성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호 연결성이다. (103쪽)
고생물학자 Stephen Jay Gould는...."초기의 어떤 사건에 아주 살짝이라도 변화를 가한다면,
진화는 다른 방향으로 폭포수처럼 흘러갈 것이다."
이것은 인간 삶의 역사에-아니면 함축적 의미에서 본다면 일반적인 역사에-
유형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다양한 경로는......똑같이 해석이 가능하다.
마치 실제로 일어난 경로가 사실이 있은 후에 설명이 가능한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그러나 가능한 경로의 다양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궁극적인 결과를 출발점에서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은 말해준다" (105쪽)
존 지만이 쓴 바 있듯이, (과학적이라는 의미의 핵심은)
"이성적 견해에 대한 동의를 가능한 가장 넓은 영역에서 확보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동의를 이 세상과 연결시키는 것이라 생각한다.
당신이 그 동의를 얻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그것을 현실과 분리하는 것 뿐이라면,
그것은 17-18세기 과학혁명 이전의 사고를 답습하는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1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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