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 무렵/ 이제인
너 떠나던 날
선운사 꽃무릇 보러 갔다
너와 나 사이에 더 남은 게
뭐가 있는가
버릴 것도 없으니
무엇이 될 수도 없다
몇 몇 천년을 태우고도 모자라
죽어서도 불붙고 있는데
살아서도 죽어있는
이 누추한 사랑쯤이야
뭐 어떠랴, 잘 가라
한때 생의 끝
회귀의 모천을 꿈꾸었던
사람아
울음처럼 터지려는
기억들
마저 털어내고
선운사를 떠난다. 청청한
이 가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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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칠월이 남아있긴 하지만, 8월 23일이 처서다.
모기도 입이 비뚤어지고,
새벽녘이면 시원한 기운이 있어 이불의 따스함이 느껴진다는 처서.......
더운 여름을 이기고 건강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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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은 일본에서 건너온 외래꽃으로
꽃과 잎이 서로 다른 시기에 피어 서로 만날 수 없다고 하네.
해서 상사화로 불린다고 하더만.
고창 선운사의 꽃무릇과 함평 용천사의 꽃무릇이 좋다는데.
처서 무렵이면 꽃이 붉다는데.
올해는 시간내어 가 볼 수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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