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브로가 순 우리말인 것은 흔히들 알고 있겠지만, 이걸 구어체의 원어민(?) 발음으로 들어본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외할머니는 곧잘 이 단어를 쓰셨는데, 정확히는 '시나~브로'라고 하셨다. 그 음절과 음절사이의 시간과 간극만큼의 뜻이 묻어나질 않는가.
'외'를 단모음으로 발음하는 할머니께서는 옛 이응 'ㆁ'도 발음을 하시곤 하셨는데, '종이'를 '조ㆁ'라고 15세기 음가로 발음을 하시곤 하셨다.
시나브로 340 은 옵티 00 의 카피본이다. ShinA Bro로 수출도 하였으니 해외 이베이 사이트에도 곧잘 올라오는 메이커다.
케이스 깡통은 진화했다. 케이스에는 삼발이를 정확히 수납할 수 있는 걸쇠가 있고, 스패너와 픽커를 꽂을 수 있는 자리까지 맹글어 두었다.
연료통 상면의 흘러내림은 옵티무스 빵빵 보다 한 수 위로 쳐줄만 하다. 펌핑의 손잡이가 빵빵이보다 조금 커 다루기가 수월하다. 주유구와 펌핑구를 삼발이 한 칸 건너 배치한 것도 높게 쳐줄만 하다. 우리나라 70년대에도 이정도 Copy 실력을 갖추었다. 다만 바람막이가 황동이 아닌 것이 흠일 뿐. 이 또한 황동 바람막이의 열균열을 생가하면 그리 나쁜 선택이 아닐지도......
솥발형식 보다 접철식 삼발이를 좋아하는 내 취향도 만족시키는 아름다운 놈이다. 라이온이나 라이온이 납품한 코오롱 보다, 시나브로의 각인 또한 시각적으로 아름답다.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장인의 솜씨가 느껴진다. 카피 실력은 역시 한국이지.
(이런 '카피' 실력을 '창조'로 바꾸지 못한 이유는 생각해 볼 일이다.
하기야 '학문과 기술을 배우고 익'혀 '창조의 힘과 개척의 정신을 기른다'는
저 70년대의 국민교육헌장 조차도 Copy판이 아니었던가 )
왼쪽이 시나브로, 오른쪽이 옵티무스 빵빵이
화구 각인 ShinA Bro, 신아 형제들 제작으로 읽힐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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