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나무 그늘 아래에서

세기말 빈, 칼 쇼르스케 - 우리시대에 있는 닮은 꼴의 역사적 의미를 밝히는 세기말 시공간

산 그늘이 되는 나무 2019. 8. 1. 22:10

세기말 빈, 칼 쇼르스케, 김병화 역, 글 항아리



머리말


사회적 정치적 해체의 진동이날카롭게 느껴지던 세기말 빈은

우리 세기의 무역사적 (a-historical) 문화를 싹 틔운 가장 비옥한 온상 가운데 하나였다.


......fin de siecle vienna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문화적 활동의 한 연구분과에서....각 분야의 자율성과 내적 변화에만 한정되었다면

그들 사이의 공시적 관계를 파악하지 못했을 것이다.

문화적 요소들이 자라나고 그들 사이의 응집력을 길러내는 비옥한 토양은

바로 가장 폭 넓은 의미의 공유된 사회적 경험이었다.

그 토양을 생각하게 된 것은 전후 미국에서 벌어진 정치와 문화의 변화에서 비롯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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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크하르트는 한때 이렇게 주장했다. "역사란 한 시대가 다른 시대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여기는 어떤 것이다."

양차 세계대전 사이의 미국이 실패한 다민족 국가라는 점에서 1918년이전의 오스트리아에흥미를 느꼈다면,

지금 (1961년?) 미국은 같은 시기의 오스트리아 역사가 배출한 지적 산물이 '주목할 만하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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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역사적 분석은 적어도 그 문화가 처음 구상되고 태어날 때 역사가 부여해준 특징들을 밝혀낼 수 있다.

원래의 시간대에서 그 이념이 지녔던 의미와 한계를 밝혀낸다면

우리는 그것들이 지닌 함의와 우리시대에 있는 닮은 꼴들의 의미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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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자체와 그에 대한 학술적 접근법 모두가 무역사화되고 다극화되는 상황에서

공통 관점에서 본 역사가 가진 잠재력을 손상시키지 않고 탐구해내려면

명확하게 규정된 사회적 실체, 규모는 좀 작더라도 문화적 창조력을 풍부하게 지닌 사회적 실체가 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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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의 빈은....그 도시의 지식인들은 여러 분야에서 거의 동시에,

유럽 문화계 전체에 빈 '학파'라 불리게 될 혁신을 차례차례 이뤄냈다.

...근본적으로 새로운 것으로 인식된 전통의 전복적인 변형과 비판적 개조에 가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