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나무 그늘 아래에서

모더니티의 수도, 파리, 데이비드 하비 (4) - 부르주아는 외국인도 증오하지만 내부의 노동자계급을 더 두려워한다

산 그늘이 되는 나무 2019. 8. 12. 18:24

모더니티의 수도, 파리, 데이비드 하비, 김병화 옮김, 글항아리


18장

몽마르트 언덕이라 알려진 언덕 꼭대기의 전략적인 위치에 자리잡은

사크레쾨르 바실리카La Basilique du Sacre-Coeur는...

전통적 노동계급 구역인 벨빌과 라빌레트 변두리의 파비앵 대령 광장Place du Colonel Fabien에서 볼링게임을 하는 노인에게도 똑똑히 보인다. (547쪽)



팔을 활짝 편 모습으로 그려진 그리스도 상은 가슴에 성심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 아래에 라틴어 구호에서 직접 인용된 GALLIA POENITENS 라는 두 단어가 눈에 띈다.

"프랑스는 회개하노라"라는 이 엄중한 훈계 아래에는 .... (550쪽)


이런 사건들이 흥미를 끄는 것은 우리 이야기에서 중요한 한 가지 연대,

즉 성심 숭배와 앙시앙 레짐의 반동적 군주주의 사이의 연대를 예고해주기 때문이다. (552쪽)


성심의 숭배는 이제 기질이나 상황 때문에 부드럽고 너그러운 그리스도의 이미지에 이끌린 교도들이나

지난날의 정치 질서의 복구를 꿈꾸는 자들 뿐 아니라

새로운 사회질서, 즉 화폐가 성배가 되고 금융의 교황권이 실제 교황의 권위를 위협하는 사회질서,

숭배의 일차적 대상인 신을 이교도 신이 대체하려는 사회질서가내세우는 물질적 가치에 위협을 느낀 사람들까지

그 기치 아래로 끌어 모았다. (553쪽)


(1870년) 부르주아들은 덫에 걸렸다고 느꼈다. ...그들은 한편에는 프로이센, 다른 편에는 이제 까지 "빨갱이"라 부르던 자들 사이에 끼어버렸다.

이 두가지 악惡 가운데 부르주아가 어느 편을 더 무서워하는지 나는 모르겠다. 그들은 외국인도 증오하지만 벨빌 주민을 훨씬 더 무서워한다.

...프랑스 역사상 마지막이 아니지만, 부르주아는 좌익을 애국전선의 주류세력으로 내버려두고 독일인에게 항복하는 편을 선택했다.

1871년에 "내부의 적"에 대한 두려움이 국가적 자존심을 압도한 것이다.  (562쪽)


(73세에 대통령으로 선출된) 티에르는 (바르세이유에 머물면서) 파리의 침공과 탈환을 조직적으로 준비했다.

비스마르크는 조금도 말성이지 않고 파리의 급진파를 진압하는 임무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만큼의

프랑스 군대를 재조직하도록 허가했고....(571쪽)


(1875년) 바실리카의 초석이 놓였을 때 로오 드 플뢰리는 "그처럼 성스러운 장소였다가 사탄이 고른 장소처럼 변한 그곳에....

  코뮌이 시작된 바로 이 곳이 사크레쾨르가 세워져야 할 장소다. (프랑스 군대가 국민 방위군의 대포를 압수하기 위해 몽마르트 언덕에 진을 치고...

  분노한 군중들이 르콩트 장군을 포로로 삼았...)클레망 토마와 르 콩트 장군이 (보수주의자들에게 이제 그들 나름대로의 순교자가 된) 처형된 이곳에

  이제 사악한 마음의 소유자들에게 겁을 줄 수 있는 방법과,

  그들의 계획을 파기하고 무덤을 파려고 했던 곳에 요람을 놓을 수 있는 방법을 너무나 잘 알고 있을

  신을 경배하며 서 있는 선한 그리스도교 군중"에 환희를 느꼈다. (고 쎴다.) (569쪽)


건물은 무덤같은 침묵으로 그 비밀을 숨기고 있다.

오직 산 자, 이 역사를 알고 있는 자,

그 지점에 빛을 더하기 위해, 혹은 그에 반대하여 투쟁한 이들의 원칙을 이해하는 자만이

그 곳에 매장된 신비를 캐 낼 수 있다.

그리고 그럼으로써 무덤의 죽음 같은 침묵에서 풍부한 경험을 구해내고,

그것을 시끌벅적하게 시작하는 요람으로 변모시킬 수 있다. (59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