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여행의 기록/시코쿠 오헨로 순례길

시코쿠 오헨로길 17 - 육지장보살 (六地藏菩薩)

산 그늘이 되는 나무 2023. 2. 4. 12:11

시코쿠 순례길에는 우리와 조금 다른 풍경을 볼 수 있으니, 그것은 6 지장보살이다.
지장보살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입적 후 미륵불이 오시기 전인 이른바 무불(無佛) 시대에
육도(六道:지옥·아귀·축생·수라·하늘·인간세상의 여섯 가지 세상)의 중생을 구원하기 전까지는
부처가 되지 않겠다는 원을 세우신 분이다.
그런즉, 늘 유혹과 욕망의 브레이크를 밟지 못하는 우리 곁에 가까이 있게 되는 분이시다.
자현스님의 유튜브 설명을 빌자면, 이런 분은 늘 가까이 있기에 소위 기도빨이 빠르고,
또 마지막에 성불할 터이니, 우리들 각자가 먼저 성불하게 되어 우리들 누구든 지장보살을 뛰어넘을 수 있게 된다.
 
시코쿠의 경우, 대부분의 지장보살은 모자를 씌어두었다.
가족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모양이다.
늘 우리 곁에서 바쁜 지장보살님이 연꽃 좌대에 앉아계실 시간은 없다.
반야용선을 끌기에도 바쁘실 터이니.
다만 아래 작은 지장보살에서는 아이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2번 절이든가 3번 절에서 본 6지장보살이다. 
자녀의 안전과 가족의 평안을 빌 요량이다. 
광배를 배모양으로 해석하면 반야용선이 될 터이고, 이파리 모양으로 해석한다면 보리수 잎새를 따왔다고도 볼 수 있다.

 
산철쭉을 뒷배경으로 지장보살의 미소가 너그럽다.
색정소멸 (色情消滅)을 기원하는 연유야 알 수가 없다지만, 그 또한 인연의 탓(dependent  on)일 걸로 여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