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나무 그늘 아래에서

아버지의 지갑

산 그늘이 되는 나무 2010. 4. 22. 12:41

 

아버지의 지갑

 

 

낡은 비닐 지갑 위로

등가죽 늘어진 악어 한 마리

 

항상 두 장의 주택 복권엔

삼각 지붕 아파트의 꿈

뭉실 뭉실

구름 퍼지면 슬레이트 지붕

푸른 빛으로 낮게 멍든

그, 가슴을

 

오늘은 지하철 계단참에 벌려진

나이롱 지갑 본다

 

산수가 되지 않으셨던

설사 셈이 밝으셨다 해도

 

손가락 셈 만으로도 더 커다란,

희망의 확률

아버지의 지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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