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나무 그늘 아래에서

박흥용의 만화

산 그늘이 되는 나무 2009. 11. 22. 06:36

박흥용이란 만화쟁이가 있다.

우리가 대학 4년 때쯤에 '만화광장'이란 월간지가 나왔는데,

그때 아마도 신인상으로 등장한 만화가이다.

선묘의 간결함과 구도의 신선함, 흡사 최근의 카메라 앵글같은 각도의 다양함으로

공간을 절묘히 표현해낸 작품으로 기억한다.

 

박흥용의 만화책 2권.

 

어린 시절의 한 단면을 소박한 그림에 담아냈다.

이 두권의 만화책은 사실은 옴니버스 형식으로 한 권으로 나왔어야 하는데,

두 형제의 이야기에서 보이는 간극으로 인해 따로 묶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첫 권의 제목은 모르스 부호, 즉 소리에서 따왔으나,

실상은 그 소리에 얽힌 성장 만화이다.

둘째 권은 사진, 즉 빛에 대한 내용으로,

주인공과 어떤 사진사의 삶이 묘하게 교차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성장 만화이다.

성장만화로서 이 두권은 70년대 초반에 초등학교를 다닌 이들에게는 공감을 얻기에 충분할 것이다.

 

 

 

 

아래 사진은 인터넷에서 가졌왔지만,

예전에는 이런 사진사들이 동네 곳곳을 발품을 팔면 사진을 박았다.

'박았다'라는 표현은 사진의 한 속성을 정확히 나타낸 것인지 모른다.

과거의 한 때를 움직임 없이 고착화 시켜내는 사진을 '박았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매우 적확한 표현일 것이다.

 

 

 

참고로 그의 다른 만화책,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지금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는 중이다.

자전거를 좋아한다면 아마도 그의 다른 만화책 "내 파란 세이버"도 기억하리라.

"호두나무 왼쪽길로"라는 장편 만화도 좋은데......소감은 다음 기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