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소 깨어진 유리창에

진해 앞바다 그리움이 나리는 그곳의 저녁

산 그늘이 되는 나무 2015. 8. 3. 21:22

가슴 한 켠에 빚 진 마음이 없다면 고향이 아닐 터.

비료공장의 폐수로 누렇게 곪아가던 80년까지

나는 그 바다를 보고 살았다.

 

진해, 하고 부르면,

항상 갈매기 보다 먼저 그리움이 나린다.  

진해, 하고 부르면,

꼬시락 보다 먼저 올라오던 그 그리움이 동동 뜬다.

진해, 하고 부르면,

멀리 저녁 연기 피어오르던 마을을 두고,

힘든 퇴근길의 아버지는 도시락 달랑 거리며 오시고,

나는 아버지의 낡은 바지에 오래도록 눈을 떼지 못했다.

진해, 하고 부르면,

엄마는 정지간에서 기름을 두르고 찌짐을 부치던,

그 저녁으로 다시 가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