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녔던 초등학교 울타리는 탱자나무였다.
매미 날개같이 얇고 하얀 탱자꽃의 분분한 향기와
하얀 꽃을 꺾어 탱자나무 가시에 꽂아 바람개비로 날리던 기억들....
요즘같은 가을날이면,
하늘을 뾰족뾰족 가르는 가지 사이로
노오란 탱자 열매는 참으로 아름다왔다.
교문보다 가깝다며 항상 탱자 나무 사이 사이의 조그만 틈새를 통해
등하교를 하였던 날들
초록빛깔 나무 둥치가 반질반질하였다.
그럴 때면, 잘 익은 탱자의 향기가 온 몸을 감싸고
입에 침이 고이도록 싱큼한 맛과 그 향기......
며칠전 이었지.
초등학교 동창회가 있던날,
예전의 동무들이 따준 탱자 5 알.
팔뚝을 긁히며 탱자를 따준 동무들에게
고맙다 고맙다
나는 탱자 5알을 주머니에 넣고
오랜동안 행복했었다.
행복하라 동무들아
행복하라
그대 저리 노랗고 따스한 마음이여
이제 우리는
저 많은 탱자를 향해
더 이상 돌팔매를 하지 않는다.
'이발소 깨어진 유리창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꽃 바다 (0) | 2010.04.22 |
---|---|
흑진주 내복에 대한 단상 (0) | 2006.12.07 |
그 때 그 집 (0) | 2003.10.19 |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0) | 2003.09.21 |
고향, 그 바다의 꿈 (0) | 2003.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