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소 깨어진 유리창에

Bariquant

산 그늘이 되는 나무 2017. 5. 28. 19:30
Bariquant 
 
학생중앙이던가 소년중앙이던가, 통신판매로 바리깡을 산 적이 있었다.
아니면 바벨2세를 연재하였던 새소년이었던가? 어깨동무가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몽실몽실하니 빡빡을 미는데, 굳이 째보아저씨의 이발소까지  갈 이유도 없거니와 그럴 여유도 없었다.  
 
게다가 스포츠 클립까지 있는데야.
클립을 끼우면 2부가리이거나 혹은 도롯이 머리 밑단을 자를 수도 있었다. 
 
고2때이던가 두발자유화 전까지 참 유용하게 사용하였다.  
 
일요일 아침 곤로 불에 물을 데우고,
마당에 의자 놓고 큰 보자기 두르고
스거스걱 바리깡이 지나갈 때이면
제발 머리칼 씹지나 말기를 하며 오금이 저린 아침을 보냈다.

기계충 땜빵이 머리에 남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아니 뒤통수 어딘가에 있을지도. 빡빡 머리에 뒤통수를 보는 거울은 없다. 
 
마침 이베이에서 기계식 바리깡을 얻어왔다.
예전의 국내산 바리깡과는 다르지만 미싱기름으로   닦고나니  멀쩡하다.  
 
자연인이되면 저 bariquant이 쓸모가 있을 것이다.  어서 그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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