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여행의 기록/방글라데시 17

방글라데시 단상 4 - 후발 근대화와 산업화의 문제

2021년 현재 방글라데시 1인당 국민소득은 2000불 수준이다. 한국이 1977년에 1000불을 넘겼으니 물가 상승 등을 감안한다면 1977년의 한국과 비교하는 것은 그리 동떨어진 비교가 아닐 것이다. (우리의 경우 2000불은 1983년에야 겨우 넘긴다. 이런 숫자들을 인용하는 이유는 장기집권한 독재자 박정희나 '정의사회구현'을 주창했던 전두환 따위가 한국경제를 일으켜세웠다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중위연령만 놓고 보자면 방글라데시가 2020년 27.6세 한국은 1990년도에 27세를 찍었다. 현재 한국의 중위연령은 약 44세에 육박한다. 그만큼 늙었거나 혹은 건강에 대한 이기심이 넘치는 사회라는 뜻일 게다.) 1977년을 되짚어보면 (나의 경우 중학교 1학년이었다.) 당시의 한국에..

방글라데시 남쪽 끝 Kua Kata의 절집 구경 (1)

방글라데시의 다카에서 물경 10시간 이상 걸리는 이 곳, Patuakali의 남쪽 끝단 Kuakata입니다. 절집이 있다기에 참새 방앗간 마냥 둘러봅니다. 본당은 가려면 신발을 벗고 가야 합니다. 멋모르고 성큼성큼 나섰다가 한 소리 듣고는 다시 돌아와 신발을 벗어둡니다. 세속의 티끌과 경내의 경계가 뚜렷해지는 모습니다. 그렇다고 우리네 절집처럼 누군가 비를 들고 절집 마당을 치운 듯한 모양새는 아닙니다. 그저 무슬림 식의 종교 예절의 하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본당, 부처님을 모셨기에 대웅전으로 불러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만, 입구에는 아라한 한 분이 서 계십니다. 훤칠한 키에 부채를 들고 다른 손에는 염주와 지팡이가 있습니다. 이름판에는 Shivali Arahan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인물님은 한 인..

방글라데시 남쪽 끝 Kua Kata의 절집 구경 (2)

방글라데시의 남단 마을 Kua Kuta를 다녀옵니다. 일전에 절집을 둘러 보았다지만 절집 뒤편의 신목(神木)을, 그것이 중국식의 용수(龍樹)도 아니고 보리수 나무일지는 불분명합니다, 보지 못한 터라 이 참에 제대로 보기로 합니다. 잎새의 모양은 인도 보리수와 비슷해보입니다. 그저 믿고 봅니다. 이 마을에 정착한 250년전의 초기 Rakhain이주민들은 어업을 영위하는 것도 그렇지만 우물물부터 길어야 했을 것입니다. Kua가 바로 벵골어로 우물이란 뜻이고, Kata는 땅 혹은 땅을 파다는 뜻이라고 하니 우리 식으로는 샘골, 새미골에 해당합니다. 저 우물이 당초의 그 우물인지는 불분명합니다만, 200여년이 지난 것이라고 하니 그리 알아둘 밖에요. 지금은 우물터가 절집 경계 안쪽으로 들어와 입장료를 , 절집 ..

방글라데시 단상 3 - 이발소 풍경

늘 그렇지만 나는 저 거리의 이발소에서 걸음을 멈춘다. 차장 밖으로 지나치는 저 풍경은 삶이 굴곡진 시절을 명확히 보여준다. 2020년 방글라데시, 코로나 바이러스로 올해 국민 소득은 반타작일 것이라는 것이 대략일터인데, 전년도 발표까지는 1970달러에 경제성장률은 2018년 기준으로 7.65%이다. 저 잔혹하고 엄혹했던 독재의 시절을 건너온 이라면 알겠지만, 집집이 자가용을 약속하던 그 때의 경제성장률에 가깝다. (놀랍게도 그 독재자의 집권전에도 연 평균 4%의 경제성장률을 우리가 기록했다는 사실은 기억할 만하다.) 그러나 그 성장의 이면에는 이 같은 풍경이 그려진다. 부동산을 통한 부의 확대와 거품을 통해 외국자본으로 전환시켜 부를 빼돌리는 세력이 있는가하면, (한국도 그 점에서는 예외가 아닐 것이다..

방글라데시 단상-2-살인적이라는 의미는 필요를 소유하지 못하는 것

여기 최저임금이 약 8000 타카, 우리돈 12만원이다. 경제성장률은 7% 이상 기록되고 있고 물가 상승률은 약 5~6% 수준이다. 2018년과 비교하여 이 최저임금은 2019년에 50% 높게 결정된 것이라 한다. 물론 노동자의 요구는 1만6천타가, 21만원 선이다. 이같은 저임금을 바탕으로 방글라데시의 봉제산업이 국제적 분업이란 아름다운 포장 뒤에 국가 수출의 83%를 차지하고 있다. 어제 식기류 (냄비2, 팬 2, 웤 2, 칼 4, 기타 주방용품 몇 가지)를 사는데 약 3만 타카를 지출하였다. 간단한 4인 구성의 한국식료품 (건어물류)를 사는데 다시 3만 타카를 지출하였다. 최저임금의 7배 이상의 지출이다. 아, 전기 밥솥을 빼먹었다. 그 역시 1만 3천 타카를 주었다. 살인적이란 의미가 무엇인지를 ..

방글라데시 단상 -1- 배고픔에 찌들면 꿈을 꾸지 못한다

한 나라의 가난이 어디에서 연유하는가를 살펴보기에는 나의 시각이 편협할 수 있겠지만, 방글라데시의 가난을 두고 하는 얘기는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인프라를 초과하는 인구의 과밀, 불공정한 관료와 정치체제, 국제적 수탈구조, 반복되는 자연재해 등이다. 이미 자본의 욕망에 잠겨버린 사람들은 자동차나 릭샤(力車)를 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 숫자가 도로나 인프라의 허용을 초과한다면 그것은 재앙이다. 하기야 어딘들 그런 재앙이 없으랴만, 바로 그런 재앙을 방글라데시에서 본다. 우리의 경우에는 이런 서민적 ? 욕망 이전에 - 양반계급이나 권력의 자기 재생산의 기반을 위해 - 인프라가 가외 효과로 구축되긴 하였지만. 한국의 성장 동력이 다했다라는 나의 판단은 여기 방글라데시를 쳐다보면서 더욱 또렷해진다...

방글라데시의 기억

방글라 데시 다카 (Dhaka) 시내의 한 음식점. 이국적인 모습이긴 하지만, 현지인의 생활과는 동떨어진 장식입니다. 음식점 주방의 풍경입니다. 케밥 바베큐 조리 장면. 다카 시내의 한 라운드어바웃 (Round About) 입니다. 공작새 장식과 그 주변을 돌고 있는 릭샤 (Rickshaw) 라는 탈 것. 쿨나 (Khulna)라는 지방도시의 풍경입니다. 뒷쪽으로 City Inn, 여관이라는 이름의 호텔이 있습니다. Cycle Rickshaw와 Auto Rickshaw가 같이 있는 새벽 풍경입니다. 이름 없는 포구에서 사람들이 배를 타고 있습니다. 뱅갈 만에서 조금 들어온 강의 하류입니다. 그물을 손질하는 모습들. 우리나라 깻단 추수 모습 같은 이것은 막대기에 염소나 양의 배설물을 핫도그처럼 입혀서 말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