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기획, 조선의 독립 (10) - 대한국은 세계만국에 공인된 바의 자주독립의 제국

미완의 기획, 조선의 독립, 오카모토 다카시岡本隆司, 강진아 번역, 소와당 講談社 2009

4. 독립자주

4-2. 갑오개혁과 아관파천

(209쪽) 1894년 7월 23일, 3일 전에 들이민 최후통첩에 대해 조선정부로부터 만족스러운 회답이 오지 않은 것을 본 일본은 군대를 경복궁으로 투입하여 조선 정부 자체의 개조에 착수하였다....요약하면 일종의 쿠데타를 감행했던 것이다. ...(조선정부는 전반적으로 여전히 청의 우세로 보고 있었기 때문에) 내정개혁을 실시할 수 있을 것 같은 조선 관료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에 일본이 지목한 것이 김홍집, 김윤식, 어윤중 등 이른바 온건개화파였다. 즉 갑신정변 이래 청에 친밀하다는 이유로 정권에 소외된 인사들을 등용하여, 민씨 정권의 요인을 추방하고, 신정부를 조직했던 것이다. 이렇게 하여 일본의 (210쪽) 내정개혁 요구에 따른 이른바 갑오개혁이 시작되게 된다.

본래 조선의 내정개혁이라는 것은...일본에게는 청일 개전의 편법일 뿐이었다....게다가 개혁이 실시되기까지는 일본의 군사력에 의한 쿠데타 없이는 시작될 수 없었고...갑오개혁과 그것을 담당한 정권은 처음부터 일본의 필요에 응해, 게다가 일본의 무력에 의존한 존재였던 것이다.

(211쪽) 이상과 같은 갑오개혁도 일본의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이노우에 가오루가 1894년 10월부터 서울주재 공사로 부임해 온 뒤로부터는, 개혁은 급진화되고 동시에 일본에 대한 종속성도 더욱 강해졌다. ... 그 시책의 대부분은 조선 측의 각 방면으로부터 저항을 받아 벽에 부딪히기 시작했다.

 

(216쪽) 뜻을 이루지 못한 이노우에 가오루 대신에 1895년 9월 1일 서울주재 공사로 부임하나 것은 육군 중장 미우로 고로였다...(217쪽) 10월 7일 밤부터 8일 미명에 걸쳐 일본의 공사公使 직원, 수비대, 고문관 등은 경복궁을 침입하여 ...민비를 살해한...이른바 을미사변이었다. 그들은 이 암살과 동시에 대원군을 집정에 옹립하여 바로 조선 정부의 개조를 꾀했다. 진출해 있던 친러파는 일소되고, 다시 일본에 협력적이인 제4차 김홍집 내각이 조직되었다.

(219쪽) ....목소리를 감추고 있던 위정척사파는 ‘국모 복수’를 외치며, 단발령이 ‘소중화’를 버리고 ‘이적’으로 추락하는 것이라 지탄하고, 1896년 1월 정권타도를 지향하여 거병했다. 이것을 초기 의병운동이라고 한다. ... 운동은 각지로 퍼져나가, 진압을 위해 서울로부터 군대가 출동...수도의 정권을 지킬 무력은 약해졌다.

그 틈을 노려 쿠데타를 감행한 것이, 을미사변으로 정권에서 밀려난 친러파의 이범진, 이완용 등이었다. ...고종 부자를 경복궁에서 빼내, 정동가의 러시아 공사관으로 옮겨 신정부를 수립했다. 때는 2월 11일 이른바 아관파천이었다....(220쪽). ...(220쪽) 적어도 조선에 관한 한,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의미는 소멸되고 말았던 것이다.

(221쪽) 일본의 전승과 청의 패전은 러시아에게도 예상외의 사태였고, 종래 극동 정책을 수정해야만 했다.

하나는 자신의 이해 관심을 한반도에서 (철도나 조차지의 이권을 얻을 수 있는) 청의 동삼성, 이른바 만주로 이동시킨 것이다.... 일본에. ... 대한 삼국간섭에도 그런 (조선의 ‘독립유지’) 관심이 나타나 있었다. 조선에서 러시아의 이해와 관심은 친러파와 결탁하여 일본의 세력을 원래대로 밀어 넣는 것이었다.... 더. ... 이상의 군사적 진출을 재촉할 만한 이유는 될 수 없었다.

(222쪽)...청일의 톈진조약은 철병을 규정하고 있었으며, 당시는 청이 건재하고 영국과 러시아 모두 그 나름의 합의점을 찾아, 이른바 다각적.복수의 ‘공동보호’ 상태를 담보하고 있었다. 그에 대해서 잉 시기는 일본과 러시아 양국만이 서로...(223쪽)‘공동보호’ 상태였으므로, 더욱 불안정했다.

 

4. 독립자주

4-3. 대한제국

(225쪽) 1895년 1월 7일 국왕고종은...종묘에 배례했다. 조종의 영전에서 서문을 읽고, “청에기대려는 생각을 잘라버리고, 자주독립의 기초를 확고히 세운다”고 선언한 것이다. ... (226쪽) 서울 성 밖에 있는, 청의 사절을 맞이하는 영은문이 파괴되었다.

이는 아직 일본의 주도로 갑오개혁이 추진되고 있던 시기의 일로...일본의 기획에 따른 것임은 확실하다. 그러나 일본의 무리한 개혁을 싫어한 조선에게도 적어도 이 ‘자주독립’‘자주독립’ 화만은 뜻에 맞는 것이었다.

...따라서 예전의 ‘속국’을 ‘독립’으로 고친 ...‘독립자주’로 되는 것이 이 시기 이후의 과제로 되었던 것이다. 그러한 지향은 갑오개혁, 을미사변, 그리고 아관파천을 거쳐, 일본의 압력을 벗어나도 바뀌지 않았다.

(227쪽) 조선의 정세는 아관파천으로 안정되었다고는 해도, ...하나는 이미 각지에서 일어난 의병운동이었다. 이것은 개화노선 자체를 거부...친일정권이든 친러정권이든 가리지 않았다....또 하나는 독립협회 운동이었다.

(229쪽) 고종의 영사관 체제가 ‘독립’에 적합하지 않은 것도 당연할 일...궁전으로의 귀환은... 아관파천으로부터...아관파천으로부터 1년이 지난 1897년 2월 20일...새로 보수한 경운궁 (현 덕수궁)으로 돌아왔다. 8월에는 새로운 원호 ‘광무’를 시행하고, 10월 12일 황제에 즉위했다. 이에 따라 국호도 대한제국으로 고쳤다.

...그렇다고 해도 이상은 모두 조선의 입장만을 내세운 이른바 일방적인 의향이고 행동이었다.

(230쪽)...조선정부는 내외의 정치정세를 안정시키자, 청에 적극적...청과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고치려는 의도로 서울 주재의 위판조선상무총동 總董인 당소의에게 조약 체결의 타진을 시도했다.

<청계중일한 관계사 자료, 당소의 회담의 기록 중에서>

(232쪽) 타국의 병사가 수도에 주재하는 것 같은 나라는 그 보호국에 다름 아니다. 그러한 군이 없이는 독립할 수 없다면, 왕에게는 여전히 자주의 권리가 없는 것이다. 타국의 보호가 없이는 입국할 수 없다면 번속과 무엇이 다른가. 사절 같은 것은 파견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공법도 허락하지 않는 바이다. 만약 왕이 청에게 사절을 파견해도 그에 마땅한 예우는 받지 못할 것이다.

 

(233쪽) 여기에는 청일 전쟁을 사이에 두고, 청의 태도에 커다른 변화를 볼 수 있다. 그때까지는 전통적 종속관계를 근거로 ‘속국’을 강요했지만, (234쪽) 국제법을 내세우지 않고서는 ‘속국’의 유지를 꾀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그것이 패전에 의한 실력, 위신의 상실에 기인한 것임을 말할 필요도 없었다.

 

(237쪽) (1986년 이래로 진척되지 않던 한청 조약은) 1898년 9월 11일 한청 통상조약을 체결했다...

(238쪽) 청의 태도가 조약체결에 적극적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떠오른다.... 국제적으로는....국제적으로는 1898년 들어와서부터 중국에 대한 이권 획득이 본격화되었다. (독일의 교주만 조차, 러시아의 여순, 대련 조차) 청은 이러한 정황에 직면하여 이른바 무술변법으로 향해갔다.

구체제를 근대국가로 변혁하려고 한 이 무술변법은 중국의 화이관으로부터 열국병존의 국제관으로 세계관으로 전환시키는 것을 기초로 하고 있다.

...청 정부는 이후 대한제국과의 “교제 交際의 례 禮”에 대서, 가능한 한 “각국의 통례에 부합하도록” 노력하기로 한다.

(239쪽) 한청통상조약이 정식으로 조인되기 약 2주전인 1899년 8월 17일 헌법에 해당하는 “대한국 국제 國制”가 발포되었다. 대한국 국제 제1조는 “대한국은 세계만국에 공인된 바의 자주독립의 제국이다”라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