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바르와 페퀴셰, 귀스타브 플로베르, 전인혜 옮김, 책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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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어리석음에 관한 백과사전이란 부제가 붙어있다.
섬세한 묘사와 정밀한 사실성 그러고도 문학주의적 아름다운 문체의 미완성 소설이다.
부르주아의 일상에 대한 플로베르의 생각을 읽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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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나타났다.
한 사람은 바스티유 쪽에서, 다른 한 사람은 식물원 쪽에서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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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거리 중앙에 이르자, 동시에 같은 벤치에 앉았다.
이마의 땀을 닦기 위해 그들은 모자를 벗어 각자 옆에 놓았다. 그때, 키 작은 사람이 옆 사람의 모자 속에 부바르 Bouvard라고 씌여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부바르도 프록코트를 입은 사람의 모자에서 페퀴셰 Pecuchet라는 글자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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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쌓아 놓은 건축용 석재와 짚단이 떠다니는 더러운 물, 지평선 멀리 서 있는 공장의 굴뚝들을 바라보았다. 하수도의 악취가 풍겨 와서 두 사람은 다른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러자 곡식 저장소의 담벼락이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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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바르는... 쾌적한 식당으로 페퀴셰를 안내했다... 향료는 몸을 화끈거리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두 사람은 의학적인 토론을 벌였다. 그들은 과학의 유익함을 찬양했다... 그러나 슬프게도 밥벌이가 더 급하다. 자신들이 둘다 필경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들은 너무 놀라서 팔을 치켜들고 테이블 위에서 서로 부둥켜안을 뻔했다. 부바르는 한 상점에서, 페퀴셰는 해군성에서 필경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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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퀴셰는 아주 가까운 곳인 생 마르탱 가에 자기 집이 있으니 거기 가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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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한가운데 놓여 있는 전나무 책상을 모서리 때문에 거추장스러웠다. 온 사방에, 선반 위에, 세 개의 의자 위에, 낡은 소파 위에, 그리고 구석에는 몇 권의 로레 백과사전과 <최면술 개론>, 페늘롱의 저서와 다른 책들-서류더미, 코코넛 열매 두 개, 여러 가지 메달과 터키 모자도 함께 있었다-뒤무셀이 르 아브르에서 가져온 조개껍집이 어리젋게 널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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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먼 거리였는데도 불구하고 페퀴셰는 투르넬 다리 앞에 있는 베튄 가 모퉁이의 부바르 집까지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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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랍을 잘 바른 부바르의 방에는 올이 곱고 셈세한 면직물 커튼과 마호가니 가구가 있었고, 강이 내려다보이는 발코니까지 있었다. 서랍장 가운데에 놓여있는 술병 받침과 길게 걸려 있는 친구들의 은판 사진 액자가 가장 눈에 띄는 두 가지 장식품이었다. 그리고 침실에는 유화가 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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