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의 상징이야 단연 노란색 가리비이다.
야곱의 순교 후에 그의 시신이 바다에서 건져올려질 때 그의 몸을 감싼 것이 가리비 조개라고 전설은 전한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처럼.
하기야 우리의 버전으로야 죽었던 심청을 감싼 것은 연꽃이질 않던가.
그것이 어이 없는 심봉사의 찌질함에서 비롯되었다 하더라도.
나의 경우에는 산티아고 데 깜포스텔라 Campus Stella에서 마지막 단어 스텔라Stella에 꽂혀있다.
나는 그저 별빛 뿌려진, 별들의 들판을 보고팠다.
별....단테의 별이 그러하고, 칸트의 별이 그러하고,빈센트 반 고흐의 별과 루카치의 별이 또한 그러할 것인데,
다른 하나의 별을 그곳에 볼 수 있진 않을까 하고.
길 위에서 길 바깥의 무언가를 그리워 하거나, 또는 그러한 준칙이 필요하다는 것은 얼마나 아이러니한 것인가?
조가비 문양은 별 문양으로 볼 수 있는데, 빛을 발하는 별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요컨대 빛을 발하는 그 곳으로 방향지어져 있는 셈이다. 깜포스텔라이질 않은가?
오른쪽 문양, 순례자의 지팡이와 포도주가 든 조롱박 병에 두 개의 별이 빛나고 있다.
길손이든 아니든 별이 주는 아득함과 아름다움이란....
더구나 포도주 넉넉한 별밤이라면.
순례자의 가리비에 그려져 있기도한, 저 빨간 십자가 문양은 산티아고 기사단의 표식이기도하다.
하기야 벨라스케스의 유명한 그림, <시녀들>에서 그림 속의 벨라스케스 자신의 옷에도 이 표식이 그려져 있다.
(벨라스케스가 직접 그린 것이 아니라 그를 기렸던 스페인 국왕이 직접 그려넣었다는 얘기가 전한다.)
좋게 표현하자면 순례길의 수호자이지만, 달리보면 종교적 아집으로 이교도를 박해하던 집단의 표식이기도 할 터이다.
(그나저나 저 낙서는 사실 한글이 아닌지라 당당히 찍은 것이다.
항칠은 인간의 한 본성임을....어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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