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나무 그늘 아래에서

영국 노동계급의 상황-8, 잉글랜드 부르주아지의 태도 : 노동자에 대한 적의가 법의 토대

산 그늘이 되는 나무 2018. 7. 9. 02:38

(341쪽)

이제 부르주아지가 하나의 당파로서, 국가의 권력으로서 프롤레타리아트를 상대하는 방식을 살펴보자.

법이 필요한 유일한 이유는 빈털털이들이 현존하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직접적으로 표명하는 법률들, 프롤레타리아트에 대한 적의가 법의 토대라는 것이 너무도 명확하기 때문에......


(342쪽)

특히 시골치안 판사들의 편파성은 말로 다하지 못할 지경이며......

그저 농장주들의 의중에 따라 법을 해석하기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 자신이 부르주아여서

모든 참된 질서의 토대를 자기네 계급의 이해관계에서 찾기 때문이다.


위의 엥겔스의 언술은 현재 진행형으로 이 땅에서도 작동되고 있다.

엥겔스 자신도 예를 들었거니와,

재판의 과정-구속여부와 무전유죄 유전무죄의 실체적 현상-에서 여전히 '양심'이란 가면으로 계급적 토대를 숨기고 있는 셈이다.



당시 24세였던 젊은 엥겔스의 앵글로 본 잉글랜드 노동계급의 처지는

프롤레타리아트가 균질화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노동계급 내부에서도 계급경쟁이 완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엥겔스의 혁명에 대한 예측이 틀렸다는 점에서, (381쪽)

비판이 있을 수 있다.

그것은 인간의 본성 - 욕망, 즉 자본주의의 토대-에 대한 과소평가에서,

더하여 부르주아지-욕망에 기초한 현실적 변용-에 대한 과소평가에서,

또 자신의 이론적 토대를 미래의 목적과 방향성으로 환원하는 성급한 낙관적 세계관에서 찾아야 할 지 모르겠다.


2014년 번역본에는 실리지 않았지만, 1988년 번역본에 실렸다는 에릭 홉스봄의 해제를 다시 구해 읽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