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운학에 문외한이긴 하다.
다만 현재 우리 민요의 채록 내용이 일부 못마땅하기에 몇 자 적기로 한다.
'이어도사나' 노래에서 우선 섬 이름 '이어도'라는 해석은 지나치고 의심스럽다.
현재의 개념으로 과거를 덧칠한 듯한. 일종의 과도교정의 현상일지도.
이 해석은 뒤에 덧붙여진 것으로 보이고 원래의 뜻은 '섬'이 아닐 걸로 보인다.
(참고로 도서(島嶼)의 섬(島)은 늘 물위로 땅이 솟아 있는 곳을, 서(嶼)는 밀물때 물에 잠기고 썰물에만 나오는 바위땅인 여를 의미한다.
암초(岩礁)의 암(岩)은 늘 물위로 솟아 있는 바위를, 초(礁, 暗礁)는 밀물에서는 물에 잠겼다 썰물에서 보이는 바위를 의미한다. '이어도사나'를 이'여'도 해석하든, 이어'도'로 해석하든 어느 쪽이든 의미 과잉으로 생각된다.)
노랫말은 '이엇사나 이어도사나'이고 보면 앞의 '이엇사나'는 '영차<-이엉차 <- 이엇차'에 상당하는 표현이다.
노손을 밀어제길 때 '이엇' 당길 때 '샤' 쯤이 노동하는 인간의 발화일 것이다. 노 젓는 동작을 입혀보면.
*이엇 샤 -> 이엇 사나
이제 저 ㅅ 을 한 운을 더 덧붙여 노래한다면
*이엇사나 -> 이얻 사나 -> 이어(도) 사나
이것이 나의 설명 아닌 설명이다.
사설의 맥락을 따라가다보면 '이어도사나'는 '이래도 사는구나' 쯤의 한풀이 사설로도 들리고,
'이래라도 살아야 한다'는 자기 긍정의 화법으로도 들린다.
그것은 (제주어와 관계없이) 음운적 유사성을 빌어 언어의 다의성에 기대어 굳어졌을 수 있다.
이제 제주 잠녀 할머니의 사설 하나를 옮겨 본다.
(우리의 소리-제주 함덕 양정옥 할머니 74세 2000년)
이어도사나~~ 이엇 샤~~이엇 샤~
저 바당에~ 물고기는~ 깊음얕음~ 알 건 마는
/* 요 바당에 물 속이야 깊음얕음 알았겄지 */
헌 집 살아~ 가정 통 몰라~ 나의 간장~ 잘 태우네 (힛) /*남편이 가정을 챙기지 않아
이어도사나(힛) 어어도 샤(하)
앞발로랑 허우치멍~ 뒷발로-랑 무너나다멍
젓고 가자 (힛) 이어도 차나 (싯)
차라 차 (힛) 차라 배겨엉~ 젓고나 가자
이어사 (하)
저 북망아 산천아~ 말 물어~ 봅시다 (히)
임 기려~ ~ 죽은 무당 몇몇이나 될 거나 (힛)
이어도사나(힛) 어어도 샤(하하)
차라 차~ ~차라배겨엉
앞발로랑~ 허우치멍~ 뒷발로-랑~ 무너나다멍
젓고 가자 (힛) 이어도사나 (싯)
이어사~ 이어사하
저 산천의~ 솔잎새는 해년마다~포릿포릿
우리네 인생~ 한 번 가면 다시 오기~ 만무레라 (힛)
이어사 (힛) 이어도사나~
우리 배는~ 잘잘 가는~ 잣남ㄱ으로 지은 배여
뭉실뭉실 잘도 가네 (싯) 잘도나 가네 (싯)
이어샤 (하) 이어도사나
강원도 금강산~ 금인교 올라갔더니
요곳마다 눈물이 저-절로~ 나는구나 (힛) /* ? 요 곳마다
이어도 사나 (시) 쳐라 쳐 (허)
차라배경 (시) 젓고 가자~ 젓고나 가자~
먼데 사람~ 보기 좋게~ 저승 가자 (히)
/* 먼데 사람~ 보기 좋게 젓고 가자 젓고가자 */
이어샤 (히) 이어도사나
알뜰이~ 살뜰이 요 금전 내와다가
서방 놈~ 식전에 술 한 잔 따르리라
이엇샤 (히) 이어도사나 (허)
저 산에~ 지는 해는~ 지고나 싶어~ 지는구나
오늘 처음~동산에~ 달이 솟아~ 오는다 (힛)
이어도사나~(힛)
차라 차 (힛) 차라 배겨엉
앞발로랑~ 허우치멍~ 뒷발로-랑 무러나다멍
젓고 가자 (힛) 이어도 사
뱃동아를 남을 준들~ 요 내 사랑 남줄 내가~ 아니로구나
이어샤 (히) 이어샤-
북망아 산천아 말 물어봅시다.
임 기려 죽은 무당 몇몇이나 될 거나 (힛 힛) /* ? 무당
이어샤 (힛) 이어도사나 (싯싯)
차라 차~ 차라 배경 콩콩 뛰며~ 젓고 가자
이어샤 (하)
높은 봉~ 상상봉~ 외로이~ 설 나무
내 홀로 내 이 혼자 다 녹혀~ 가는구낭 (히 히)
보령첨지 가신 낭군님은 돈벌레나 갔건마는
공동묘지 가신 낭군님 언자되면 놀아나 볼까
이어도사나~(힛)
차라 차 (힛) 차라배겨엉 (헛)
지고나 가자~ 아니 젓어 못 가더냐
/* 요만 지고 못 갈 내가 아니로구나 */
호박은 늙도록 맛이나~ 좋았겄지
사람은~ 늙도록~ 뵈기가~ 싫는다 (힛)
이어도사나 (싯) 쳐라 쳐 (싯)
쳐라 배겨 (힛) 컹컹 치며 젓고 가자~
아 아니나 지어~ 못 가더냐 (히)
이어샤나 (히힛) 어어샤 (히)
우리네~ 고향은~ 전라도~제주인데
지금이야~ 먼지찬 요대로~ 구낭아 (헤)
이어샤 (허) 어어샤 (히)
서른 넘어 만날 적이 요 일 허레 날 낳시랴 /* ? 부모님 서른 넘어 만나 이런 일하게 나를 낳으셨던가
오동판시 나팔제가 나를 누러가는구나 /* ? 칠성판에 나 (이름을) 팔 (새길) 적에 나를 울려가는구나
이어도사나~(힛) 이어샤
차라 차 (힛) 차라배겨엉 (헛)
지고나 가자~ 아니 젓어 못 가더냐
요만 지고 못 갈 내가 아니로구나 (히)
이어샤 (히히) 이어도사나~ 이어샤~
날 보던 금~전아~ 나를 울려 가는가
이어도사나 (히) 이어샤 (히) 이어도 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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