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나 일본의 순례길에서 느낀 점 하나는 우리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자영업자가 흔치 않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그 길이 시골길인 탓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의 유동인구가 있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OECD 통계에 의하면 자영업자의 구성비는 2020년 기준 한국 25%, 일본 10%, 스페인 16%이다.
일반적으로 국민소득이 올라가면 자영업자의 비율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례로 방글라데시의 경우 자영업자 비율 - 아마도 농업인구를 제외하고 - 59%로 보고되었다. 2020년 기준)
우리의 경우 노후에 많은 돈이 들어가는 구조를 갖고 있다.
상대적으로 오래 살게 되는, 축복인지 재앙인지 모를, 구조하에서
연금은 턱없이 부족하고 자산의 대부분은 부동산에 몰려있다. (물론 있는 사람들 얘기이긴 하다.)
이른바 압축성장의 과정에서 인간을 조로(早老)시킨 탓도 있을 것이다. (정치권을 제외하고는)
이런 사회구조 탓에 자영업에 내몰리는 현상을 두고,
한 경제학자는 "선진국 사람들보다 개발도상국 사람들이 더 투철한 기업가 정신을 지니고 있다 (장하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고 원인과 결과를 바꾸어 얘기하기도 했다.
체험적으로 느끼는 높은 자영업자 비율의 원인으로는
- 아파트 중심의 밀집된 주거공간과 과밀한 인구밀도,
- 고령화와 낮은 사회보장,
- 압축성장의 결과로서 급격한 저인력, 혹은 제3인력 산업구조화와
- 나이를 불문한 높은 실업률 (이는 원인이기도 결과이기도 할 것이다)
에 따른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로 세계행복리포트 2021 (세계행복보고서) 의 순위를 살펴보면 아래표와 같다.
표를 찬찬이 볼작시면,
나라는 부강한데 국민은 가난한다는 의미가 떠오르기도 하고,
(이는 공적 빈곤과 불평등한 사적 부유가 빚어내는 결과물이다.)
소위 화병이라 불리우는 불공정/불평등/부패에 대한 분노의 원인이 보이기도 한다.
자살율을 설명할 수 있기도 하고, 계급 혹은 계층간 사다리가 무너지고
불평등한 계급구조가 공고화되고 있다는 반증이 보이기도 한다.
(조사는 144개국에서 이루어졌고, 질문의 뜻을 명확히 이해하고 답변을 하였는지는 의문인 부분도 있다.)
한 개인의 행복은 자본의 유무가 아니라 자신의 삶에 있어 의사결정의 자유가 얼마나 있는가에 있는데,
우리의 경우 그 수준은 128/144 순위로서 최악으로 평가되었다.
소득이나 지극히 개인적인-이기적이라고 바꾸어 불러도 좋을- 건강과 장수에 대비하여
사회적 지원은 턱없이 낮고, 우리 삶에서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유는 극빈국 수준으로 낮음을 보여준다.
결국 자영업에로의 기울어짐은 원하든 그렇지 않든
이러한 사회적 현상의 반영이자 절박한 내몰림으로 이해되는 대목이다.
(그나마 온정주의가 있어 소액의 기부가 이루어지고 그 비율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것조차도,
- 소위 계산적이라는 일본보다는 온정적이다-
이로 인하여 사회 현실에 대한 계급적 판단이 흐려지거나
역사적인 단죄를 불가능하게 한다거나
조금 확대하자면 독재자에 대한 향수로 작동하기도 하는
여러 문제점으로 표출된다는 점은 지적해야 겠다.)
항목 | 한국 | 일본 | 스페인 | 대만 | 방글라데시 | 비고 |
Per Capita GDP | 25 ($42,223) |
28 ($40,596) |
31 ($38,982) |
12* ($47,843) |
112 ($4,695) |
구매력이라는데.... |
Happiness Ranking | 62 | 56 | 27 | 24 25* |
101 | |
Social Support | 97 | 51 | 24 | 42 | 126 | |
Healthy Life Expectancy |
7 | 2 | 3 | 88 | ||
Freedom to Make Life Choices | 128 | 76 | 93 | 80 | 39 | 영국 52 미국 62 |
Generosity – % Who Donated to Charity | 50 | 134 | 54 | 63 | 102 | |
Perceptions of corruption |
92 | 112 | 84 | 93 | 102 | |
Positive Affect | 103 | 73 | 97 | 13 | 138 | |
Negative Affect | 110 | 133 | 52 | 147 | 39 |
주1) per Capita GDP는 자본요소로서 행복지수 산정의 한 요소이고 또 이 조사는 그렇게 판단하였으나,
자본을 먼저 언급하는 것이 아래 항목에 대한 판단의 편리를 제공하기에 순서를 바꾸어 먼저 올려두었다.
주2) 방글라데시를 언급한 이유는 현재 나의 거처가 그곳이어서기도 하려니와,
한국에 공공연히 퍼져있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라는 이상한 인식에 대해서 말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주3) 박정희 개발독재와 비교하여 같은 시기에 비슷한 경제성장을 이룬 대만은 나의 관심사이다.
대만의 경우 일부* 2020 자료를 인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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