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나무 그늘 아래에서

자유론을 읽기에 앞서 - 자유라는 어휘......

산 그늘이 되는 나무 2019. 10. 7. 00:48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서병훈 옮김, 책세상

 

역자 서문에서 다음 구절을 읽는다. 


밀의 <자유론>이 영국에서 출판(1859년)된 지 불과 13년만(1871년, 1870년판을 저본으로 번역)에 
일본의 나카무라 게이우(中村敬宇)가 <自由之理>라는 이름으로 번역본을 내 놓았다.
그 과정에서 일본의 지식인들은 함께 모여 공부하고 토론하면서 liberty, right, society 등 생소한 영어 어휘들을
'자유', '권리', '사회' 등과 같은 일본 말로 옮겼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서양 학문 용어들이
당시 일본 지식인들이 번역과정에서 고안해낸 결과물이라고 보면
그리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 조금 늦기는 해도, 1903년 중국에서도 얀푸(嚴復)에 의해 번역서가 나왔다. (역자, 개정판을 내면서)

 

 

                               http://dbrec.nijl.ac.jp/BADB_NGSM-00800

 

  

 

지금은 自由論으로 번역되는 밀의 저서가 중국 얀푸의 번역본에서는 群己權界로 번역되고 있다. 사회와 개인간의 권리
한계라는 의미가 선명하다.
 
위 문장을 보고 예전에 읽었던 <번역과 일본의 근대>(마루야마 마사오, 가토 슈이치 대담, 이산출판)에 기억이 미쳐,  
해당 구절을 가져와 보면 이렇다.

이시다 다케시 (石田雄, 1923~)씨가 논문을 썼죠. 나카무라 마사나오(中村正直, 1832~1891)가 번역한 <自由之理>를 
John Stuart Mill, 1806~1873)의 <자유론 on Liberty> 원문과 비교했습니다.
[JS Mill <자유론>과 나카무라 게이우 및 옌푸]라는 제목으로 나중에 <일본 근대사상사에서의 법과 정치>라는 책에 실렸습니다만.....(85~86쪽)

이 책의 부록이 전하는 liberty의 번역어로서 자유(자주의 권리)라는 용어는 
1873년의 英和字彙에서 나오고 있고 (그보다 앞서 1871년 사전에서는 자유, 자주로 번역), 
이 자휘집에서 right는 權義, 權勢로 번역되고 있다. 
right가 權利로 번역된 것은1897년 Ernest Mason의 영일사전 An English-Japanese Dictionary of the Spoken Language에서이다.

 

수학은 정의로부터 시작한다는 말이 오랜 명제같은 것이지만, 

사물과 그의 정의를 제대로 규정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시절이 바뀌면 새롭게 정의해야 하는 책무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