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로도토스, 역사, 박광순 옮김, 범우사
추천하는 책이야 천병희 교수의 [역사]이겠지만, 남포집에 곧잘 들어오는 책이 아닐뿐더러,
헌책이라 해두어도 가격이 만만찮다. 해서 눈에 띄는 범우사 판을 집어든다.
이래저래 공부하기도 어려운 시절이다. 책값에서 조차.
제1권
이 책은 할리카르나소스 출신의 헤로도토스가, 인간세계의 사건이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잊혀져 가고
그리스인과 이방인이 이룬 놀라운 위업들-특히 양자가 어떠한 원인에서 전쟁을 하게 되었는가 하는 사정-을
세상사람들이 알지 못하게 될 것을 우려하여, 스스로 연구 조사한 바를 서술한 것이다. (23쪽)
...이상이 페르시아인과 페니키아인이 전하는 바다.
그러나 나는 이에 대해서, 그 경과가 사실 그대로인가 혹은 그와는 다른가를 논할 생각은 없다.
나는 다만, 그리스인에 대한 악업의 도화선에 불을 당겼음을 나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그 인물의 이름을 여기에서 지적하고,
계속해서 크든 작든 관계없이 사람들이 살고 있는 나라들(도시들)에 대해서 하나하나 논술하면서 이야기를 진전시키고자 한다.
왜냐하면 일찍이 강대했던 나라 대부분이 오늘날에는 약소국이 되었고, 우리시대에 강대하게 된 나라도 전에는 약소국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행운이 결코 오래 계속되는 것은 아니라는 이치를 알고 있는 나로서는
대국도 소국도 똑같이 다루면서 서술해가고 싶다. (상권, 26쪽)
제9권
키루스는 ...다만 그렇게 할 경우에는 자신들이 더 이상 지배자가 되지 못하고 다른 민족의 지배를 받을 것을 각오해 두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드러운 땅에서는 부드러운 인간이 나오듯이, 훌륭한 작물과 전쟁에 강한 남자는 그러한 땅에서는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리하여 페르시아인들은 자신들의 생각이 키루스에 미치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키루스 앞을 물러나와
비옥한 땅을 일구며 타국에 예속해서 사느니 보다
척박한 땅에 살며 다른 민족을 지배하는 길을 택하기로 했던 것이다. (하권, 4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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