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 김에 한 곳을 더 가보자.
여천 삼일동의 흥국사는 진달래 꽃으로도 유명한 영취산 자락에 있다.
영취산이라면야 중원땅에도 있고, 인도에도 있는 산이지만,
산이름 영취산은 부처님이 법화경을 설했던 곳에서 따온 이름이다.
산봉우리가 독수리의 부리를 닮은 탓이다.
절집으로 가는 길은 오동도나 향일함 방향과 반대이다.
공단으로 가는 길과 겹치고, 그 안쪽에 따로이 볼만한 거리가 없는 탓에
흥국사를 보려면 시간이 아깝기도 할 터이다.
그러나 흥국사는 무지개 다리 하나 만으로도 가볼만 한 곳이다.
절집 들머리가 LG-Caltex 정유 가는 길에 있기에
여천에서 토목 엔지니어로 있을 즈음엔 자주 갔던 곳이다.
내가 본 무지개 다리로는 가장 큰 규모가 아니었나 싶다.
석공의 손길이 빗어낸 아름다운이란....
물집이 넉넉지 않은 게 흠이라면 흠일 테지만,
다리란 게 꼭 물을 건너는 것만은 아닐 터,
이쪽 과 저쪽을 이어주는 모든 것은
다리 아니던가.
나는 언제고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다리이고 싶었다.
사진의 왼쪽 아랫쪽으로 백숙 잘 하던 집이 있었는데.....
여름날 오이소백이와 백숙을 찬 삼아 동동주를 마시던 날 그립다.
고건축에 관심 있다면 절집 대웅전을 보고갈 일이다.
다포집의 양식을 충실이 따랐으며, 극락조가 떠받든 웅장한 팔작 지붕을 얹었다.
절집 안쪽으로 우물천장에 단청이 곱고,
부처님 머리위에 닫집 까지 얹었으니
후불 탱화를 더하여 제대로 된 절집임에 틀림없다.
차린 찬이 아무리 많다하여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절집 마당에서
잠시 바람을 쇠는 것만 못한 것이
절집 구경인 것을.
나의 사설이 길지 않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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