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나무 그늘 아래에서 223

김태정의 물푸레나무를 생각하는 저녁

김태정의 물푸레나무를 생각하는 저녁 가을 저녁이 아름다운 절, 그래서 '미황사'일지는 오직 나의 추측에 불과하지만, 달마산 미황사를 두고 김태정 시인이 길어올린 싯구는 녹녹치 않은 세월과 시절의 무게를 느끼게 합니다. 하기야 나 역시도 하루 두 세번 지나는 완행 버스를 타고 미황사를 다녀온 적이 있거니와, 그 가을 저녁의 스산함이 묻어나는 들녁을 지나 달마산 중턱에 위의를 갖춘 미황사는 반야용선의 자태를 잃지 않고 빛나고 있던 터였습니다. 어린 딸내미에게 구멍가게에서 딱딱한 얼음과자를 하나 입에 물려주며,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항상 거리를 속여야 했던 여행길. 기차와 버스를 갈아 타고 다니던 지난 날의 기억,미황사의 가을 저녁을 보러 가는 길이었더랬습니다. 이제 김태정 시인의 미황사는 내가 미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