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여행의 기록/미륵을 찾아서

가릉빈가의 노래 - 환성사 수미단

산 그늘이 되는 나무 2021. 10. 17. 18:17

제대로 구색을 갖춘 수미단을 보고싶어 환성사를 찾아갑니다.

영천 은해사 백흥암 수미단이 제대로의 수미단으로 알고 있지만

(제대로라 함은 수미산을 형상화한 3단이 구체적으로 표현됨을 말할 것입니다. 

장엄을 한 보단 아래에 

공륜(하늘을 뜻하는) -제2단은 봉황·공작·학·꿩 등의 날짐승을,

수륜-제3단은 용·아미타어·물고기·개구리 등의 물것들을,

금륜(쇠라고 되어 있지만 황색의 땅을 말함이니) -제4단은 코끼리·사자·사슴 등의 땅것과

이제 맨 아랫단은 지옥과 나찰 등의 지옥을 형상화하여 조각한 것을 말합니다.)

백흥암의 일반 공개는 년 2회로 친견이 어려운 탓에

산 너머에 있는 환성사를 찾습니다.

(백흥암 수미단은 억지인연이 있어 사진은 없이 눈으로만 친견하였습니다.)

 

가릉빈가 한 마리 (사람의 머리를 하고 있기에 '마리'라는 표현이 맞는가는 모르겠습니다.)가 

날개를 활짝 펴고 있습니다. 

백흥암의 가릉빈가가 이쁘기는 훨씬 낫습니다만

여기 환성사의 것도 시대를 건너온 아름다움이 묻어납니다.

천진하기도 하려니와 날개를 펴고는 환하게 다가오는 모습이 일품입니다.

부처의 뜻이 멀지 않음을 가릉빈가의 노래는 들려주는 듯 합니다. 

 

저 뚫린 구녕 사이로 댓바람이 빠져나올 적에 

나는 기꺼이 그 노래를 들으렵니다. 

코끼리 눈 맑은 창으로 들려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