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님을 보는 일은 늘 즐겁다.
완성된 자로서의 일자 부처를 보는 일보다는 수행정진하는 모습을 더 좋아하는 탓일 것이다.
절집의 고려나한은 네 분으로 단청을 입혔다.
배치를 앞쪽으로 하여 좀더 세밀히 살필 수 있었으면 했는데,
또 어느 신도 할머니들이 자신들의 기부로 조성한 나한을 앞에 두고자 했음인지 모르겠다.
귀한 나한이니 뒤쪽에 꽁꽁 숨겨둔 건 아닌가 하는 위안을 해본다.
이 나한님만이 콧수염이 없다. 가장 젊은 다문제일 아난존자일지도....
여기 충주 신흥사는 용왕기도처가 있다. 소위 기도빨이 먹히는 곳이란 의미이리라.
나는 어머니가 용왕 멕이는 치레를 보아왔던 탓에 절간에 있는 이런 석간수 기도처를 그리 불편해 하지는 않는다.
아닌게 아니라 새로 조성한 나한 한 분도 용 한 마리를을 끼고 계신다.
이래저래 기도처인 셈이다.
절집의 가을은 연잎에 먼저 내려 앉아 길손의 마음을 고즈넉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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