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소 깨어진 유리창에

꽃에라도 물들지 말라

산 그늘이 되는 나무 2024. 9. 22. 03:57

산 그늘이 산빛을 떠나야 산을 넘듯,

꽃그늘 꽃을 지난 자리가 서늘하다. 

 

새들 날아오른 가지는 새를 찾아 그리워 하지는 않아,

꽃도 꽃가지를 떠나야 가을을 맞는다.

 

남겨 새겨진 것들엔 상처만 깊으려니,

그저 노을 흘러가는 강물로만 같아라.

 

그대, 꽃에라도 물들지 말라.

 

먼 길 닿는 저녁이면

꽃물 든 가슴에는  별빛조차 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