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 석유버너로 갈아타기 전에는 스베아 123를 즐겨사용하였다.
가솔린 한 종류의 예열부터 연료까지 떼울 수 있고, 가솔린은 손에 묻어도 냄새가 금새 가시고하여 큰 불만은 없었다.
다만 연료인 화이트가솔린을 인터넷으로 구매해야 한다는 점이 불편하다면 불편한 정도였다.
석유버너로 갈아탄 데에는 집 앞 주유소에서 가정용 등유를 팔고 있던 이유도 있었다.
거의 매주 들살이 살림을 꾸리던 터라 연료값도 만만찮은 이유도 한 몫이었다.
석유버너의 종결자라 불리던 옵티무스 111을 들여놓고는 곧잘 사용하였지만,
밥물이 흐르는 우리네 캠핑 문화와는 조금 맞지 않다고 느껴오던 차였다.
그래서 다시 라이온으로 굳혔다. 그나마 뒤쓰레질이 쉬운 이유가 컸다.
이제 빠나는 그만! 이라고 마음 새김을 하였건만.
중생의 미혹은 끝이 없고 버리기 어려운 법인가보다.
아주 낡은 SVEA 121을 장터에서 보고는 그만 또 질러버렸다.
스베아 123 휘발유 버너에 대한 신뢰는 그 이전의 SVEA 121 석유버너에 대한 욕심으로 옮아갔다.
스베아라는 이름에 한 수 접어둔 탓이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옵티무스는 1969년 SVEA를 인수하였고, 이후 1976년까지 SVEA 석유버너를 만들게된다.
(1976년 이후에는 SVEA123 이외에는 Primus와 SVEA를 단종시킨다.)
결국 SVEA 121은 Optimus 00의 이름을 바꾼 모델이다.
연료통에는 The King of Stove라고 나름 자존감있는 목소리를 새겨두었고,
SVEA No 121 마데인스웨덴 이라고 모델명을 반대쪽에 걸어두었다.
기화기 머리에는 눈 밝은 이만 보일 정도로 SVEA, 마데인 스웨덴이라 역시 박아두었다.
알콜 종지에도 시리얼 번호가 박혀있어 그런대로 품질의 자존감으로 보여준다.
나머지 펌핑구의 마개에는 시리얼도 없고, 기화기 바람막이에도 시리얼이 없다.
아마도 손을 탄 것이 아닌가 싶다.
(인터넷에 그런 모델들이, 손을 탄 것인지는 불확실하지만, 돌아다닌다.
예전에 이미 눈 밝은이가 걷어간 것일지 모른다.)
조선시대 선인들처럼 일년에 목간은 한 두번으로 족할진대,
시키지 말라는 구연산 목욕을 시켜보니 때깔을 조금은 찾았다.
구연산에 담그는 것이 좋지않다고 여러분들이 이야기하지만 게으름은 이러한 과학을 이긴다.
그것이 인간의 본성일지는.....이성으로서 이길 수 없는.
칼카나마알아철니주납수구수은......K,Ca,Na,Mg,Al,Zn,Fe,Ni,Sn,Pb,(H),Cu,Hg,Ag,Pt,Au
결국 아연 30-40% 들어있는 황동의 아연부분은 녹을 수 있다. 약산이라도. (염산의 1/100정도라 미미하겠지만)
Mont Blanc SVEA라고 적어두긴 하였건만.
깡통 빠나곽은 국산이다. 어찌된 영문인지. 마데인 꼬레라고 적혀있다.
아쉽다고 해야 하는 것은 수집가의 마음이고,
선인들의 노력을 보게 됨은 민족적 자긍심의 발로이니 (이를 젊은이들 말로 국뽕이라 해야하나)
이래저래 마음 다잡기는 어렵다.
원래 주인이 넣어두었든 국내판매자가 넣어두었든,
얇은 깡통을 보강하기 위해 내부에 두꺼운 종이를 덧대놓았다.
(곽에 정확히 맞춘 것으로 보아 전문가의 솜씨로 보인다.)
신구문화사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문학전집을 내던 곳이었다.
그건 나도 여러 권 읽은 적이 있던 터였다.
부산 남포동의 포스톤 슈즈는 기억에 없다. 영어로는 보스톤 슈즈같아 보이지만.
소제를 하면서 그 종이를 버리는 것은 아닐 것 같아 그냥 남겼다.
그것도 예전의 추억 한 자락일 터이니까.
더하여 얇은 깡통은 무언가 힘이 필요하다. 더 늙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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