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토브 이야기

나의 스토브 이야기 28 - Radius 20

산 그늘이 되는 나무 2019. 10. 29. 11:08

갱상도 말로 무~준다는 말이 있다. 무언가 먹어준다, 먹힌다는 말이다.

라디우스의 이 케이스가 그렇다. 세월감에 이 정도는 보아줄 만하다.




기름종이에 싸여진 정품 똥침 pricker가 또한 그렇다.

묵은 지름냄새가 확 올라오는 저 똥침 종이주머니도 한 몫한다. 무~준다는 뜻이다.


화구 플레이트라고 불리우는 놈이다. Radius 각인과 스웨덴 제조 표시가 세월의 더께에 눌렸다.



스토브로서는 아주 작은 사이즈에 속한다. 소풍용이라 생각하면 딱이다.

연료투입구에서 압이 샌다. 전 주인이 납으로 덕지덕지 떡질해 놓은 놈을 걷어낸다. 모양이 조금 살아난다.

탱크 발받침 역시 세월마다의 손탄 흔적으로 납자국이 거칠다. 이 또한 걷어 낸다.

마지막 용접 자국은 사포로 갈아낸다마는, 상호까지 지울 수는 없는 노릇이라 흰 빛은 남았다.


아래 사진 속의 화구나팔은 제치가 아니다. 옵티96의 오리지날 화구를 올렸다.

삼발이 역시 옵티96에서 빌려온 놈이다.

그래도 이 정도 자태라면 수려하다.

사실 여기 Radius의 별 각인 때문에 이 놈을 집었다.

소위 shooting star라는 것이다.

아쉽게도 스패너를 구하지 못했다.




*정비 과정에서 또 한 수를 배운다. 탱크 주입구의 마개 고무 packing이다.

  기성품을 끼웠더니만 계속 압력이 빠진다. 결국 고무를 오려 넣었다. 그게 최선이자 최고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