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이인 카페에 올린 글이다.
빅토리녹스는 이미 얘기 했거니와 웽거의 여타 날붙이도 있긴하다.
그러나 순례꾼의 날붙이는 무언가 하나로 결정해야 할 형국이다.
순례와 날붙이라니,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지 모른다.
허나 젠콘야도이거나 알베르게에서도 먹을거리 쯤은 스스로 챙겨야 하기에
날붙이는 어쩌면 피치 못할 물건이다.
유럽 순례라면 와인따개는 필수이다. 일본의 편의점에도 만원대의 와인은 보인다.
돌려따는 병뚜껑이라면 모를까 코르크 마개에는 와인따개 없이는 그림의 떡이다.
힘이 넘치거나 한다면 코르크를 병속으로 밀어넣는 신공을 보일 수 밖에 없다.
압박붕대를 오려서 헤진 양말을 기울 요량이라면 가위가 있으면 한결 수월하다.
순례자의 양말은 하루의 족적을 마감하는 표상이지 않겠는가?
나의 실전기는 여기에 .... http://blog.daum.net/railwayside/189
옷의 솔기가 속살을 긁을 때도, 손톱을 대충 정리하거나 할 때도 가위를 요령껏 쓰면 된다.
중국인들은 낫으로도 손발톱을 정리했다는 이야기가 있고보면 가위 정도라면 양반이다.
십자드라이버, 이게 왜 필요하냘 수도 있다.
개인 장구에 나사가 없다면야 그렇지만, 코베아 캠퍼5의 삼발이 힌지에는 십자나사, 소위 필립스 나사가 있다.
헐거워진 나사를 때로 닦고 조이고 기름쳐주어야 먹고 씹고 마실 수 있다.
이런 조건의 날붙이가 빅토리녹스사의 익스플로러 (1.6703) 이다.
(아래 사진은 지금은 단종된 Woodsman 1.6713 모델이다. 톱이 포함된.)
캔따개 병따개 그리고 돋보기까지. 일자 드라이버는 덤이다.
정말이지 저 돋보기로 생존을 시험하는 날은 오지 않기를.
사진에 보이질 않지만 송곳도 있다. 철기 시대 이후의 인간종족으로서 가죽을 뚫을 일은 없었다.
국내에 흔히 보이는 빨강 모델이 아닌, 블랙 모델에는 바늘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반짓고리는 따로 준비하는 것이 낫다.
저녁에 바느질하는 것은 구석기 시대 이래로 인간 생존의 한 모습이다.
순례자라고 어디 다르겠는가?
어느 절집의 오백 나한 한 분도 바느질에 열중이다.
어린 수행승을 위해 호롱을 들고 있는 선배 수행승의 모습은 너그럽다. 고향집 뒷산 청룡사에 있는 벽그림이다.
가성비를 놓고 보자면 빅녹사의 헌츠맨이다. 상대적으로 얇고 손에 익었다.
십자 드라이버와 돋보기 대신 톱날이 들어있다. 야외에서 톱을 쓴 일은 없었다. 나의 경우엔.
여담이지만, 2013년 빅토리녹스사는 창업자 카를 엘스너에게 헌정한 다마스쿠스 칼 한정판을 낸다.
7000개를 찍었단다. 엘스너가 가장 애착을 가졌던 빅토리녹스의 칼 익스플로러로. 우드 재질이다.
(물결 무늬가 아름다운 다마스쿠스칼은 원래 인도에서 만들어져 다마스쿠스에서 팔리던 칼에서 유래한다.
인도는 저 칼의 제작법을 잃어버렸다. 카스트 계급에서는 구리가 최선/최상의 재질이어서였다는 설이 있다.
철은 하층계급의 재질이라는 얘기이다. 기술은 시대를 비껴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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