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여행의 기록/방글라데시

방글라데시 단상 3 - 이발소 풍경

산 그늘이 되는 나무 2020. 9. 29. 01:20

늘 그렇지만 나는 저 거리의 이발소에서 걸음을 멈춘다. 

차장 밖으로 지나치는 저 풍경은 삶이 굴곡진 시절을 명확히 보여준다.

 

2020년 방글라데시, 코로나 바이러스로 올해 국민 소득은 반타작일 것이라는 것이 대략일터인데,

전년도 발표까지는 1970달러에 경제성장률은 2018년 기준으로 7.65%이다.

저 잔혹하고 엄혹했던 독재의 시절을 건너온 이라면 알겠지만,

집집이 자가용을 약속하던 그 때의 경제성장률에 가깝다.

(놀랍게도 그 독재자의 집권전에도 연 평균 4%의 경제성장률을 우리가 기록했다는 사실은 기억할 만하다.)

 

그러나 그 성장의 이면에는 이 같은 풍경이 그려진다.

부동산을 통한 부의 확대와 거품을 통해 외국자본으로 전환시켜 부를 빼돌리는 세력이 있는가하면,

(한국도 그 점에서는 예외가 아닐 것이다.)

더욱더 낮은 곳에서 그저 숨을 붙일 수 있는 정도의 끼니만을 걱정해야 하는 이들도 있다. 

빈부의 격차는 더 심해진 듯 하다. (나는 10년 전인가에 여길 온 적이 있다. 빌딩은 낮았고 거리는 혼잡했다. 야채바구니를 이고가는 젊은이들은 넘쳐났다. 그러나 그러한 활력은 어딘가 봉제공장이든 거리의 무직자든 그렇게 변화된 것처럼 겉보였다.) 

 

여튼, 이발소를 지나치며 여기 방글라데시를 다시 본다.

터를 돋울 수 없는 침수지대에 나무기둥을 박아 바닥을 만들고, 벽은 그저 테두리만 둘렀다. 

그래도 저 양철 함석은 귀한 것일 것이다. 여기 방글라에서는.

문 앞에 놓인 대기벤치?는 정겹다, 는 것은 나의 사치스런 생각일지도.

 

가게라는 구조라치면 어딘지 이상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화장실도 없고, 세면장도 없는. 그저 기능만이 있는.

그래서 이발은 기술이 아니다. 도구도 제것이 아닌 것이거니와 그에 묻어온 개념은 더욱 없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