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바깥은 먹먹하다.
소리의 경계도 그럴 것이다.
늘 소리 안에서만 소리를 듣는 우리는.
소리 바깥 저 멀리
소리라 이름부를 수 없는 그 자리가 궁금하다.
소리가 지나간 곳
소리의 뒤통수가 아니라
소리가 다가오는
소리의 얼굴을 듣고 싶다.
여름날 소낙비가 내게로 달려오듯
땀방울 방울지며 다가올
소리의 얼굴을 읽고 싶다.
소리인들
자신의 앞에 놓인 무언가를
알고 싶어할 터인데.
우리는 모두
서로의 얼굴인 다음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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